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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산업의 열매, 목장형 자연치즈
6차 산업의 열매, 목장형 자연치즈
  • 권진선
  • 승인 2016.05.1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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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진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장
 세계 치즈 생산은 유럽연합이 전 세계의 약 50%, 단일국가로는 미국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임실치즈 정도이고, 자연치즈 생산량도 아주 적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 자연치즈 생산소비량을 살펴보면 2000년에는 4천107t 생산, 2만2천198t이 소비됐던 것이 2015년에는 7천248t 생산, 소비는 10만6천399t을 기록했다. 국내 생산량은 크게 늘지 않은데 비해 소비량은 5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은 치즈 소비가 수입산 위주로 이루어졌다는 셈이다. 1인당 치즈 소비량도 2000년에는 1㎏(자연 0.5, 가공 0.5)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2.6㎏(자연 2.1, 가공 0.5)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는데 특이한 점은 가공치즈의 소비량은 0.5㎏으로 증가한 것이 없으나 자연치즈의 소비량은 4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즉, 자연치즈 수입량을 국내산 잉여원유를 활용해 대체할 수 있는 목장형 유가공 산업의 활성화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여진다.

 우리나라는 12개의 대형 유가공업체에서 유제품의 99.7%를 생산해 유통하고 있는 실정이며, 목장형 유가공업을 운영하는 목장은 1일 1t 이하의 원유를 가공하는 영세한 형편으로 안전상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대규모 유가공장과 동일한 규제를 받아 과도한 검사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해 목장형 유가공업이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로 치즈 등 유가공품을 생산하는 소규모 유가공업도 대규모 유가공업과 동일하게 일률적으로 규제를 하다 보니 소규모 유가공업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돼 자연치즈의 소비량이 수입산으로 대체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지만 그나마 다행히도 경남 사천 가나안 영농조합법인과 울산 신우목장의 경우 6차 산업화에 걸맞는 농장경영과 체험행사로 목장형 유가공업을 잘 운영하고 있는 농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규제를 개혁하고자 농식품부는 지난 18일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목장에서 생산한 1일 1t 이내의 원유를 이용해 직접 유제품을 생산ㆍ가공ㆍ판매하는 소규모 유가공업을 ‘목장형 유가공업’으로 별도 등록ㆍ관리해 6차 산업형으로 육성하기로 발표했다. 규제개혁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가품질 검사 주기를 품목별 1회에서 유형별 검사로 바꾸고, 검사주기를 완화시켜 검사비용을 1/4 수준으로 감소시켰으며, 현장적용이 쉽도록 HACCP 간소화 기준서를 개발ㆍ보급하고 유사서류를 인정해주는 등 여러가지 규제개혁을 추진해 목장형 유가공업 활성화를 통해 농식품부는 대한민국의 목장형 자연치즈라는 6차산업의 열매를 찾아나섰다.

 이는 낙농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득을 다변화하기 위해 원유생산 위주의 1차 산업을 낙농가에서 직접 유제품을 가공 생산하는 2차 가공산업과 유통판매는 물론 낙농체험 관광목장 운영을 통한 3차 산업이 이루어지는 낙농업의 6차 산업화를 통해 농가소득 창출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며, 이러한 노력의 결실들이 한데모여 현재 낙농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잉여원유의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되며, 유럽처럼 다양한 종류의 유제품이 개발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나아가 치즈의 수입대체 효과로 연결돼 농가소득 창출 및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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