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11:35 (화)
박성연 동장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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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균 기자
  • 승인 2016.06.07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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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균 제2사회 부장
 최근 인터넷에서 돈이 없어 생리대를 사용하기가 힘들다는 저소득층 소녀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되면서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 A양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어느 날 갑자기 ‘월경’이 시작됐을 때 당혹스러웠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어느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빠듯한 형편에 아버지에게 1만 원 안팎의 생리대를 사달라고 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궁리 끝에 A양은 신발 깔창에 두루마리 휴지를 감아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2 B양은 월경이 시작되자 1주일간 학교를 결석했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 1주일 내내 수건을 깔고 누워 있었다. 성실했던 B양이 1주일 내내 결석하자 문병을 갔던 담임교사가 이를 보고 둘은 부둥켜안고 울었다.

 #3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함께 사는 C양은 생리대 구입이 어려워 사용했던 생리대를 씻어가며 사용하고 있다. 반복해 사용하다 보니 가렵고 답답해지기 일쑤다. 하지만 C양이 두려워하는 건 행여 냄새라도 날까 봐 친구들 곁에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 생리대 시장 업계 1위인 유한킴벌리가 생리대값을 올리려하자 형편이 좋지 않은 가정의 청소년들이 비싼 생리대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사연’과 ‘고백’이 SNS 등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과 휴지 등으로 버텼다는 등의 사연이 잇따르자 시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기부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기부 행렬과 함께 기업들과 지자체 등도 생리대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 속에 김해시 장유1동도 생리대 기부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돈이 없어 생리대를 구입하지 못한다는 소녀들의 가슴아픈 사연을 접한 박성연 장유1동장은 장유에도 이 같은 학생들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 생리대 등 물품 기부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독지가들에게 기부금을 받으면 일은 상당히 수월하지만 1회성에 그칠 확률이 높아 물품 기부 캠페인을 하겠다는 것이 박 동장의 생각이다.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았던 박 동장의 캠페인 계획은 잠시 주춤하고 있는 분위기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탓이다. 박 동장은 “어려운 우리 아이들에게 조건없는 선행을 베풀자는 것이 기본 취지지만 ‘생리대까지 챙겨야 하느냐?, 행정이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 등의 부작용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순수한 마음으로 계획하고 있는 생리대 등 물품 기부 캠페인이 시작도 하기 전에 수포로 돌아갈까 걱정이다.

 김해시는 평균 연령이 전국적으로도 아주 낮은 도시 중 하나다. 특히 신도시인 장유지역의 평균 연령은 30대 초중반으로 가임여성비율이 높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런 김해시에서 시작될 어린 학생들을 위한 생리대 등 물품 기부 캠페인은 의미가 남다르다.

 맹자는 어린아이가 물가로 기어가면 그 아이가 누구인가에 상관없이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인간의 심성이라고 했다. 박 동장이 하고자 하는 일이 인간의 심성인 측은한 마음에서 비롯됐다면 어느 누구도 다른 마음을 가지고 투정부리지 못할 것이다. 만에 하나 박 동장이 계획하고 있는 생리대 등 물품 기부 캠페인이 지속적인 행사로 진행되지 않고 용두사미로 끝난다 해도 장유지역 불우한 한 여학생이 단 한 개의 생리대라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면 그의 행동은 성공한 일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딸이 첫 생리를 하면, 아버지는 꽃을 가져다주며 축하해 주세요’라는 말이 있다. 한 여성의 생리 시작이 ‘꽃을 가져다주어야 할’ 정도로 축하할 일이라면, 먼저 생리가 부끄럽지 않은 사회가 돼야 할 것이고 축하받아 마땅할 여성의 생리가 돈 때문에 고통으로 치닫는 것은 이 사회가 나서 막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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