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1:06 (수)
“아이 부적응 심리치료 학습부진 개선 등 효과”
“아이 부적응 심리치료 학습부진 개선 등 효과”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6.06.15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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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중독증 등 부모 인식이 중요 방학이 좋은 기회
 “착하고 똑똑하고 건강하게….” 거의 모든 부모들의 내 아이를 향한 바람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등교의 얽매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학기간이 자녀들의 각종 부적응 현상에 대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부적응 현상으로는 학습 부진 및 장애를 비롯해 컴퓨터 중독증, 사회성 결핍 및 정서 부적응,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언어발달지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을 극복하려면 그 원인과 현재 상황을 잘 진단해 올바른 대처법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효아동청소년상담센터 이유갑 소장(심리학박사ㆍ인제대 유아교육학과 겸임교수)은 “이런 현상들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의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게 마련”이라며 “조기에 이런 현상들을 찾아내서 지속적인 상담이나 치료를 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해시 삼계동에 위치한 지효아동청소년상담센터는 지난 17년간 부적응을 겪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심리검사로 올바른 진단 내려야= 이 소장은 먼저, 심리검사로 올바른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심리검사는 지능을 비롯한 성격, 사회성, 정서 및 동기, 적성 및 진로검사 등을 포함한다.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면 심리치료가 필요하다. 심리치료의 기본은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부족한 부분들을 알게 하고 아울러 자신의 장점들을 충분히 인식하도록 해 자신감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자는 각 아동의 장점을 충분히 파악해 그 장점들을 바탕으로 놀이, 미술, 음악치료 같은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

 놀이치료는 가장 기본적인 심리치료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치료자는 아동과의 놀이를 통한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적절한 심리치료적인 개입을 하며 궁극적으로 아동의 심리적인 변화를 이끌어가게 된다.

 미술치료는 다양한 형태의 그림을 그리게 함으로써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게 하고, 그림에서 나타나는 심리적인 특성들을 치료자가 판단해 적절한 개입을 하게 된다.

 음악 및 율동치료는 흥미를 유발하거나 심리적인 전환을 해줄 수 있는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아동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이나 정서를 적절한 율동을 통해 표현하게 함으로써 심리적인 불안이나 갈등 혹은 감정의 억압과 같은 상태를 개선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심리치료로 학습부진 극복= 학습부진아들에게 공부에 흥미를 갖게 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학습부진아란 일반적으로 지능에 비해 학업수행이 떨어지거나 성취도가 낮은 학생을 가리킨다. 즉, 지능의 발달은 정상이나 성적이 그 수준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학습부진은 장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교수법으로는 학습이 어려운 학습장애와는 다르다.

 개인의 심리적 요인,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적 요인, 부모의 지나친 간섭으로 인한 갈등 요인 등으로 인해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학업에 의욕이 떨어진 학생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 소장은 자신이 상담한 대표적인 학습부진 사례를 소개했다. 중학교 2학년인 이 남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 초까지는 학교 성적도 비교적 괜찮았고 지능지수도 상위 10%에 해당하는 우수아였다.

 하지만 5학년 여름방학 엄마의 강요에 의해 보습학원을 두 군데 더 다니게 됐고, 집에서는 학습지를 하나 더 하게 됐다. 이 때문에 컴퓨터 게임은 물론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엄마와의 갈등이 잦아지면서 엄마에 대한 반감과 우울한 정서 상태에 빠졌고 자연스레 공부에 대한 의욕이 사라지는 대신 오히려 엄마의 눈을 속이면서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거의 공부에 손을 놓게 돼 수업시간에 자거나 멍하게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공부에 흥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지 못했고 점차 욕구를 절제하지 못하는 충동적인 성향이 두드러졌다. 아들의 상태에 심각성을 느낀 부모에 의해 올 1월부터 센터를 찾게 된 이 학생은 지금 정기적으로 학습흥미 유발 프로그램을 해가고 있다.

 학습흥미 유발훈련은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것부터 하게 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하도록 해주고 △부모의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낮추도록 상담해 가면서 △학생 스스로가 자신감과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가지도록 도와 △결국에는 자신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끌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6개월이 흐른 지금 이 학생의 변화된 모습은 아주 긍정적이다. 상담 초기에는 5분도 채 앉아 있지 못하고 들썩이던 집중력 발휘시간이 많이 길어졌으며 자신의 학습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택해 ‘나도 되는구나’라는 성공의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공부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중간고사에서는 여러 과목 중 관심이 가는 두 과목에서 담임교사나 부모가 놀랄 정도의 점수를 받기도 했다.

 이 소장은 “꾸준히 이 프로그램을 해간다면 이전에 이 학생이 가졌던 학습의욕을 회복하고 자신의 학습 잠재력만큼의 학업성적 향상을 이뤄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키는 대로 따라가기보다는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가진 사람이 더 성공할 가능성이 많은 시대이기 때문에 이 학생의 앞날이 더 밝을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자세한 문의는 지효아동청소년상담센터(329-6602)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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