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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跳牆(불도장)
佛跳牆(불도장)
  • 송종복
  • 승인 2016.06.23 0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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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佛:불 - 부처 跳:도 - 뛰어넘다 墻:장 - 담장

 중국은 자국을 방문하는 국빈에게 대접하는 최고의 보양식요리다. 이 요리 맛에 승려가 파계할 정도라 하여 불도장이라고 했다. 1987년 신라호텔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릇 뚜껑 열자 맛있는 냄새 사방에 퍼지니/ 스님마저 참선을 포기하고 담장을 뛰어넘네.’라는 시가 있다. 또한 그 고기 맛에 반한 한 선비는 ‘뚝배기 뚜껑을 여니 고기냄새 진동하고/ 그 냄새에 불조가 담 넘어 오네’라는 시까지 지었다. 이같이 승려도 선(禪)을 버리고 담을 넘어온다(?啓?香飄四?, 佛聞棄禪跳墻來)라는 글귀에서 이 요리이름을 ‘불도장’이라 했다.

 당(唐)의 한 스님이 복건성 소림사를 향하던 중 여관에 머물었는데, 인근에서 고기냄새에 이끌려 담을 넘어 그 고기찌개를 먹었다고 해서 이름이 ‘불도장’이란 설이 있다. 이는 맛에 감동한 손님이 지은 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실이 아닌 문학적 창작으로 본다. 이 음식을 보급시키고 그 명칭을 확립한 것은 정춘발이며, 1877년 푸저우 시내에 취춘원이 식당을 열어 최고급의 요리로 인증받아왔다.

 중국은 미국과 국교수립도 없던 1972년도에 ‘미ㆍ중 상해공동성명’을 위해서 북경을 방문한 닉슨 대통령에게 ‘불도장’을 대접하니 그 맛에 감탄해 극찬했다. 1978년 덩샤오핑(등소평)이 개혁개방을 선언하고 1979년 미국과 공식으로 국교를 수립해 교류를 시작했다. 1984년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만찬에 불도장이 등장했다. 그 외에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캄보디아의 시아누크 국왕의 방중 때도 이 불도장으로 대접했다.

 한국은 1987년 신라호텔에서 처음 등장했다. 중국의 주석, 총리들이 본토보다 맛이 낫다고 격찬한 적이 있다. 이때 불도장의 유래를 신문에 소개했는데, 조계종에서 크게 항의가 들어와 불교신문에 사과광고를 내는 등 진땀을 뺐다. 이 음식명을 불교인이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계속 불도장이라고 부르고 있어 개명(改名) 요구는 흐지부지하게 됐다.

 이런 음식개발은 청의 말기 푸젠성(복건성) 금융기관에서 상급관청 감독관을 대접하려고 만든 것이다. 어떻게 하면 감독관을 구워삶으려고 온갖 재료를 동원해 한번 맛보면 반해 그들의 저의에 호응하게끔 한 것이다. 지금은 ‘그로블’시대다. 국제적인 투자유치를 위해서 중국의 불도장처럼 ‘요리하면 한국이다’라는 새 요리의 개발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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