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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갑질 논란ㆍ계파 싸움 심각
KAI, 갑질 논란ㆍ계파 싸움 심각
  • 박명권 기자
  • 승인 2016.08.07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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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명권 서부지역본부장
 국내 항공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항공(KAI)이 갑질논란과 계파싸움으로 심각한 내홍을 앓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KAI는 최근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주장하며 경력직원 연봉 또한 1억 원을 상회하고 있어 자칫,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KAI의 협력업체인 ㈜대명엔지니어링(대표 황종균)직원들은 지난달 19일 사천읍 일원에서 KAI를 향해 갑질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갑질은 하성용 사장이 지인들에게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포석이라며, 피켓과 현수막을 앞세워 맹비난했다.

 ㈜대명은 지난 2012년 영국 에어버스사 발주 항공기 주날개 부품을 오는 2025년까지 공급키 위해 KAI와 계약하고 설비투자 470억 원과 직원 250여 명을 고용해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지난달 13일 KAI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는 것이다.

 KAI 또한 황 대표가 KAI 간부에게 3억 원의 금품을 제공해 ‘청렴거래 계약이행 위반’에 따른 후속조치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며, 오히려 피해 당사자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일 오후 발주처인 에어버서와 KAI, ㈜대명 등 3자 협상에서 KAI 의도와 달리 에어버스가 기존 계약 이행을 강하게 요구, KAI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가 KAI 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빌미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것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며, 시민들은 KAI 주장에 반문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KAI와 ㈜대명의 계약 해지를 믿고 수십억 원을 들여 납품 설비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율곡과 ㈜포렉스’다.

 이들은 자사의 납품이 성사되지 않고 ㈜대명이 계속 납품을 이어갈 경우 KAI에 가해질 수 있는 구상권 등의 법적책임을 제기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AI는 이러한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것을 우려, 내부 단속과 극도의 보안 속에 출구전략을 찾고 있으나 마땅한 대안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분란 속에 하성용 사장 체제하에 협력업체 관리가 이대로 좋은 것인지, 기업윤리와 사회적책임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대명의 시위 당일에 등장한 선전 문구를 보면 쉽게 알수 있다.

 ‘협력업체 갑질하는 하성용 사장은 물러가라, 하성용은 KAI사장 X, 대우항공사장 O’ 등 KAI를 겨냥하기보다 하성용 사장을 타킷으로 하는 시위였음을 쉽게 알수 있다.

 하 사장이 무슨 이유로 협력업체로부터 불신과 비판의 표적이 됐을까.

 지난 1999년 항공 3사(대우ㆍ삼성ㆍ현대)출범 당시, 하 사장은 대우항공 출신으로 KAI전무, 부사장을 역임하다 퇴사 후 현 정부 출범 직후 사장으로 복귀했다.

 지난 5월 사장 연임에 성공한 후 본격적인 내부 구조작업에 들어 갔다.

 삼성항공 출신의 임.직원 퇴사와 산청공장 등 한직 전보 등을 통해 내부를 장악하고, 대우항공 출신 대표를 둔 협력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대명 사태의 중심에 있는 ㈜율곡, ㈜포렉스 또한 대우항공 출신이다.

 물론, 하 사장의 입장에선 억울한 면도 있을 수 있으나, 협력업체 줄세우기와 대우출신 특혜 시비 등의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수 없을 것이다.

 특히 뒷방 신세로 전락한 삼성항공 출신들은 현 정부 임기가 끝나기 만을 학수고대하는 등 KAI 내부의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통합 17년을 맞은 KAI의 일련의 형태를 비춰 볼때, 대우조선해양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 또한 부실의 실체적 베일이 벗겨지기 전까지 세계 최대 수주잔량과 천문학적 영업이익을 주장해 왔다.

 이면에는 저가수주, 분식회계, 실적뻥튀기, 노사결탁 등으로 천문학적인 성과급 잔치 등을 벌이며 경영부실 규모가 무려 7조 원에 이른다는 사실에 국민적 공분을 샀다.

 KAI 또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천시와의 반목과 내부갈등, 갑질 논란 등의 심각한 내홍을 앓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내부가 시끄러운 기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 행정과 반목하는 기업이 시민들에게 환대받을 수 있을지 또한 의문이다.

 하 사장은 진정한 화학적 융합을 위해 초심을 우선하며 명분과 실리에 맡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행정과 반목하지 않을때 시민의 사랑을 독차지할 것이며,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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