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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 맞추며 함께 어울림 배워요
화음 맞추며 함께 어울림 배워요
  • 연합뉴스
  • 승인 2016.09.2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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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이주민센터 다문화 합창단 ‘모두’ 맘프서 공연예정
▲ 8~19세 사이 학생들로 구성된 다문화 소년소녀합창단 ‘모두’가 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지 마세요. 당신 마음 문을 활짝 열면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요.”

 지난 24일 다름과 편견 대신 화합과 하나 됨을 소망하는 노래가 창원시 이주민센터 강당을 가득 메웠다.

 이곳에 모인 다문화 자녀 40여 명은 협화음을 연습하며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일상의 협화음’도 함께 배우고 있었다.

 이들의 노래는 세상이 내는 불협화음마저 기꺼이 껴안고 이마저도 끝내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듯 커다랗게 울려 퍼졌다.

 이들은 다문화 소년소녀합창단 ‘모두’ 소속으로 8~19세 사이 학생들로 구성됐다.

 오는 30일 개막하는 다문화축제 ‘2016 MAMF(맘프)’에서 축하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날 이들은 축제를 일주일 앞두고 이주민센터 강당에 모여 최종 리허설을 진행했다.

 공연장에서 이들이 소화해야 할 노래는 총 3곡. 공연을 눈앞에 둔 상황이라 노래 한 구절을 부르는 데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음이 조금 어긋난다 싶으면 여지없이 지휘자의 불호령도 떨어졌다.

 “소리가 납작하게 퍼지는 느낌이잖아. 오늘은 틀려도 되니까 자신 있게 불러. 노래에 공기를 넣어. 자 다시 시작” 그러나 잠시 쉬는 시간이 되면 어느새 옆 사람과 재잘재잘 수다를 떨거나 장난을 치는 모습이 영락없는 제 또래 아이들이었다.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를 둔 신시원(13) 양은 “아는 언니를 따라왔다가 얼떨결에 합창단에 가입해 6년째 노래를 부르고 있다”며 “여기 말고는 다른 다문화 아이들과 어울릴 기회가 거의 없는데 이곳에서 만나고 어울리며 서로 많이 친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를 둔 손효경(12) 양은 “다른 문화도 접하면서 노래도 배울 수 있어 즐겁다”며 “4년 넘게 합창단에 있었지만 무대에 설 때마다 긴장된다”고 말했다.

 합창단 ‘모두’는 지난 2010년 만들어졌다. 다문화축제 공연 외에도 지역 방송국 출연, 연말 정기공연, 해외 순방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한국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학교생활에 애를 먹는 등 문제 때문에 이주민센터가 나서 만들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합창단에서 노래를 연습하며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방법을 익히게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다문화센터는 서로 색은 다르나 하나 되어 아름답게 펼쳐지는 ‘무지개’를 합창단에 비유했다.

 다문화센터 강만호 예술감독은 “어른들의 행동이나 생각은 정책으로 바꿀 수 있지만 아이들은 다르다”며 “어릴 때부터 함께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인 만큼 어른들의 편 가르기 같은 차별과 배제의 문화를 멀리했으면 한다”며 “공연도 중요하지만 합창단의 존재 그 자체에 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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