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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憐心(풍련심)
2016년 10월 05일 (수)
송종복 sojobo@hanmail.net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風:풍 - 憐:련 - 불상하다 - 心:심 - 마음

 기는 지네를 부러워하고, 지네는 뱀을 부러워하고, 뱀은 바람을 부러워하고, 바람은 눈을 부러워하고, 눈은 마음을 부러워하고, 마음은 기를 부러워하니, 욕심은 끝이 없다.

 중국 宋나라 장자(莊子)의 <추수(秋水)>편에 풍련심(風憐心)이란 말이 있다. 내용인 즉, ‘바람은 마음을 부러워한다’는 뜻이다. 즉, 기련현(夔憐? ), 현련사( 憐蛇), 사련풍(蛇憐風), 풍련목(風憐目), 목련심(目憐心), 심련기(心憐夔)에서 온 말이다.

 전설상의 동물 중에 발[足]이 하나밖에 없는 기(夔)라는 동물이 있었다. 기는 발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발이 100개나 되는 지네[ ]를 몹시 부러워했다. 그러나 지네는 거추장스런 발 없이도 잘 갈 수 있는 뱀[蛇]을 부러워했다. 발이 없어도 수륙양면이나, 땅속이나 나무 위에도 갈 수 있는 뱀을 한없이 부러워했던 것이다. 반면 뱀은 바람[風]을 몹시 부러워한다. 이유는 춘하추동 기후와 관계없이 제멋대로 다닐 수 있는 바람을 부러워했다.

 바람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가고 싶은 대로 어디론지 훨훨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람에게도 부러워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눈[目]이다. 눈은 움직이지도 않고 가보지도 않고도 어디든지 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눈은 만족하지 않고, 마음[心]을 제일 부러워했다. 즉, 마음은 과거사를 보기도 하고 생각도 할 수 있는 마음을 부러워했다. 끝으로 마음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것이 무어냐고 하니, 마음이 대답하기를 다리 하나로도 구김 없이 살아가는 ‘기’를 제일 부러워했다고 한다.

 기는 지네를, 지네는 뱀을, 뱀은 바람을, 바람은 눈을, 눈은 마음을, 마음은 결국 기를 부러워한다. 자기가 갖지 못한 것에 상대적으로 가진 상대를 부러워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진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것을 모른다는 말이다. 신(神)은 뿔 달린 동물에겐 억센 치아를 주지 않았다. 치아가 강한 사자나 악어에겐 뿔이 없고, 뿔이 무서운 황소에겐 치아가 없다. 두 가지를 함께 갖고 있으면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사람도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이는 없다. 돈이 모두가 아니다.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이 있다. 세상에 건강ㆍ돈ㆍ명예ㆍ권력ㆍ화목 등 인간이 원하는 걸 모두 가지고 사는 분이 어디 있겠는가. 반면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나고 특징적인 모습들이 있을 것이다. 남들이 뭐라 하던 내가 즐거워하고 재미있는 삶이면 되는 거다. 상대방의 지위와 부, 권력을 부러워하면서 자신을 자책하며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風憐心(풍련심)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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