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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장의 갑질 아니길
2016년 10월 09일 (일)
박재근 기자 jkpark@kndaily.com
   
▲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신년 벽두에 경남도민 모두는 ‘붉은 원숭이해’의 희망을 얘기했다. 하지만 한 해의 반환점을 돌아 막바지로 치닫는 길목에서는 담대한 비전과 결단이 요구되지만 경남은 엇박자다.

 도내 시ㆍ군은 각자도생만 노린 듯 협치는 찾아보기 어렵고 소지역주의가 경남발전을 저해하고 특정지역의 이익만을 챙기려 하면서 큰 틀에서의 도정운영 방향과 맞지 않거나 지역 간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도 낳고 있다. 대표적인 사안이 창원시의 광역시 추진 건이다.

 일각에서는 경남도에 대해 시군을 지도 감독하는 상급기관으로 선제적인 대응과 적극적인 소통을 요구하기도 한다. 광역시승격추진 여론조사 결과 70.5%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 그 밑바탕이다. 도내 시장군수들도 350만 경남도의 존립마저 위협한다며 반대하고 나섰지만 창원시장은 이 모든 상황을 외면하고 이룰 수 없는 꿈에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 노(老)정객의 창원귀환이 논란인 것은 당초 경남지사직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창원시장을 택한 것에서부터다. 정치적 변수라기보다는 상대(홍준표 지사)를 피해서란 게 당시의 여론이었다. ‘고향에 봉사하기 위해서’란 말로 대신했지만 기초단체인 창원시장의 광역시 추진이 ‘정치놀음’에서 비롯된 발상이라면, 도민은 물론이고 창원시민을 ‘졸(卒)’로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달 28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창원시 승격 관련 질문에 대해 되지도 않을 일로 시민을 현혹하고 속인다고 밝혔다. “창원광역시로 시민들을 현혹하고 임기를 때우려는 것은 올바른 목민관의 자세가 아니다. 되지도 않을 것을 한다고 플래카드 걸고, 시민을 속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해에도 “창원광역시는 헛된 정치구호”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창원시장은 허망한 광역시 추진 건을 즉시 접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경남도민들이 동의를 얻기 위해서라도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내놔야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1983년 경남도청 창원 이전 후, 국가와 경남도의 집중적인 재정지원과 경남도민들의 희생과 양보로 급성장한 도시다. 또 창원도 녹록하지 않은 만큼, 도민과의 상생이 우선이란 것이다. 통합 때 110만 명을 웃돌던 인구도 지난해 8월 현재 106만 6천810명으로 급감했다. 재정자립도 하향곡선에 비례 채무도 늘고 있다. 지난 2012년도 1천763억 원, 2013년도 2천13억 원, 2014년도 2천290억 원이다. 2015년 말 기준 창원시의 채무는 2천710억 원이며 주민 1인당 채무액은 25만 3천원이다. 규모가 같은 타 지자체 주민 1인당 평균 채무액 13만 4천원과 비교하면 11만 9천원(88%)이나 많다. 따라서 창원시의 단상에 대해 고민하고 안정화에 우선해야 한다. 이 같은 실정에도 광역시추진은 진정성을 의심받고 청사벽면에 걸린 광역시 추진 대형현수막은 경남도민을 핫바지 취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경남은 영남권 시ㆍ도 가운데 지역내총생산(GRDP) 1위, 인구는 2위다.

 하지만 창원광역시가 된다면, 경남은 1/3 감소로 인해 꼴찌 수준으로 추락한다. 이 때문에 노이즈마케팅일지라도 도민들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곤란하다. 되지도 않을 일을 대선공약만으로 해결하려는 것도 난센스다. 국회에 입법청원을 제출했지만 광역시 승격의 일반적인 절차는 행정자치부의 기본계획 수립, 지방의회 의견 수렴 또는 주민투표, 국무회의 심의, 특별법 제정 등의 단계이다. 특히,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주민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 도민동의 없이는 불가능한데도 창원시는 도와 시ㆍ군, 도의회와는 단 한마디 상의도 없었다. 중앙정치에서 결정만 하면 지방은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비지방자치적 사고를 가진 게 아니라면, 정치적 노림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창원시 출신 국회의원의 동의도 다 구하지 못한 것도 출발선이 아니다.

 또 랜드 마크를 빌미로 한 사업추진도 예사롭지 않다. 창원시는 계획도시, 그 자체가 ‘랜드 마크’인데도 이를 빌미로 한 ‘더 시티세븐’, 논란만 지핀 ‘도시철도’와 ‘창원타워’에 이어 추진되는 ‘SM타운’도 다를 바 없다. 호텔부족을 핑계로 한 시티세븐과 한류복합문화시설을 내세운 점이 다를 뿐이고 여태껏 불허된 주상복합건물도 아이러니하다. 전체면적 중 SM타운은 14.8%(3천580㎡)인 반면, 아파트 상가 등 복합타운이 85.2%(2만 647㎡)이란 것에서 ‘신의 한수가 아닌, 악수’가 될 수 있다.

 문화예술을 위한 사업이 주민을 위한 시유지 활용보다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업체 위주로 추진한다는 여론이다. 따라서 일부 시설의 기부체납도 특혜논란을 비껴갈 수 없을 것 같다. 또 그 자체가 랜드마크인 창원광장 개발을 반대한 국장급 직원을 한직으로 팽개친 후, 언로가 봉쇄당한 것은 조직의 붕괴가 진행되고 있다는 징조다. 아무튼, 입법청원 때 기초단체장과 같은 권한에다 도(道)를 거치지 않고는 광역행정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목민관의 자세가 아니다. 도 경유가 당연한데, 기초단체의 장(長)이 덩치 크다고 나대는 것으로 여겨질 뿐이다. 때문에 낙엽 지는 가을에 ‘한여름 밤’의 꿈을 꾸려는 괜스런 정치놀음은 경남도민을 격분케 할 따름이다. 만약, 이기적인 지역주의에 기대려는 갑(甲)질이 아니라면 광역시란 뜬구름으로 모든 것을 가리려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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