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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가 이래서야…
2016년 10월 16일 (일)
박재근 기자 jkpark@kndaily.com
   
▲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경남도의회 의장의 ‘말’이 씨가 될까 봐 안타깝다. 집권여당 대표가 단식농성에 돌입, 국민을 황당하게 만들고 정치권에서 회화해 웃음거리가 된 게 엊그제다. 국정을 책임져야 할 여당의 국감 거부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의회 의장의 의사진행 거부발언도 다를 바 없다.

 물론, ‘지사가 참석하지 않으면’을 전제로 했지만 지방의회 본연의 뜻보다는 집행부와 의결기관 간 ‘샅바싸움’의 장(場)으로 인식, 불필요한 공방이 계속될 것을 감안하면 뜬금없다. 또 다른 의원은 도의회 존재의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도지사가 올 때까지 정회를 요청하는 등 지난 13일 제340회 임시회 때 상황은 실망을 안겨줬다. 도의회 존재 이유가 본회의 때 지사참석 여부에 달렸다면 모르겠지만 파행으로 몰고 가려는 것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

 유대인들의 지혜서인 탈무드를 보면, 왕이 광대 2명을 불러 한 사람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악한 것’을 찾아오라 하고 또 다른 광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을 찾아오라고 명령을 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두 광대가 왕에게 아뢰는데 둘의 대답이 똑같이 ‘혀’라고 했다. 인간의 혀가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리할 수가 있다는 사례다. 의원 배지를 달았다고 안하무인격으로 처신한 정치인들의 말이 부메랑이 돼 설화(舌禍)를 입은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 많이 봐 왔다. 뜻 그대로 말은 씨가 돼 그에 상응하는 열매를 맺는 결과에도 경남도의회는 말이 말을 낳는 현상이 잦다. 주장의 옳고 그름이나 객관적 타당성을 떠나 생각을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것 같다. 원칙과 소신이라면 다행이지만 주장을 말하고 있기는 한데 들을수록 무엇을 말하는지 헷갈리게 만드는 의원을 가끔 접한다. 의혹폭로와 무조건 시선을 끌려는 ‘한탕주의’, ‘겁박’이 넘쳐나기 일쑤였다. 논란을 초래해도 문제의 핵심이나 본질에 마주하면 다행이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말보다는 침묵이 나을 수도 있지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주장(공격)만으로는 권위는커녕 자질논란만 불러올 뿐이다. 주장이 앞선 ‘진영(陣營) 논리’는 현상 전체가 눈에 들어올 수 없고 보고 싶은 방향과 각도에서만 보는 ‘선택적 취사(取捨)’의 왜곡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이중논리(이중 잣대)’에 덧칠되지 않았는지 한 번쯤 되돌아볼 일이다. 의원들 간의 설전이 명예훼손까지 비화될 정도라면, 막장이나 다를 바 없고 자유발언이 본질을 벗어난 트집 잡기 등 갑(甲)질의 결과물이어서는 곤란하다. 이곳저곳에서 드러나는 지방의원들의 자질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30여 개 항목에 5년에서 10년간의 자료요구, 8ㆍ15 경축행사 비용 3억 원 중 2억 5천만 원을 삭감하고 5천만 원만 승인한 것은 행사를 하라는 것인지, 포기하란 것인지 다분히 정략적이다.

 경남도의회는 정례회와 임시회를 포함, 연간 10회 129일이나 개최되는 동안 도지사는 연간 26일을, 부지사를 포함한 도청 실ㆍ국장들은 3일에 한 번꼴로 의회에 출석한다.

 하지만 강제해서는 안 된다. 특히, 대통령이 회기 때마다 출석하지 않듯 지방의회도 단체장의 출석을 강제할 수 없다. 지방자치법(제42조)에는 도의회의 도지사 출석요구의 경우에도 관계 공무원에게 출석ㆍ답변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관계 공무원의 대리출석은 의회의 허가나 승인을 받는 조항도 아니고 통보사항이다. 이 때문에 관행이 ‘의무’인 것으로 출석을 강제할 수 없다. 도지사 불출석이 의원들의 위신 또는 자존심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집행부(경남도) 길들이기 차원의 갑(甲)질이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물론 법적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도지사도 피하려 해서는 안 되겠지만 경남도민이 부여한 권한인 의사진행 거부는 코미디 급의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해 벽두, ‘붉은 원숭이해’를 맞아 희망을 얘기했지만 벌써 한 해의 반환점을 돌아 막바지로 치닫는 길목이다. 이 때문에 오는 2017년도 예산편성 및 심의, 감사 등 도청과 도의회는 담대한 비전과 결단이 더욱 요구되는 때 균형과 견제를 통한 역할에 충실해도 모자랄 판에 엇박자는 옳지 않다. 하지만 도정운영방향과 맞지 않고 갈등소지가 짙은 창원광역시 추진 건에도 ‘강 건너 불구경’이어서는 곤란하다. 경남도청 코앞인 창원시청 벽면에 ‘광역시 승격추진’이란 대형현수막을 걸고 입법청원에 나서는 등 ‘경남도’가 흠집 날 정도의 지나친 정치행위에 도내 시장군수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과는 달리, 경남도의회는 그 흔한 결의문 채택도 없었다.

 불가능하다지만 경남이 3분의 1 쪼그라드는 주장을 해댄다면 의사진행을 거부해도 박수받을 일이다. 옳은 말도 타이밍을 놓치거나 분명하고 구체적인 표현이 없다면 죽은 ‘말’이 된다. 이 때문에 견제할 수 없을 정도의 부실은 곤란하다. 경남도는 물론 도내 시군의 현안은 헤아려야겠지만 상생은커녕 논란을 자초한다면 옐로카드를 꺼내야 한다.

 ‘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보지 못한/그 꽃’(고은 시, 그 꽃)은 권력의 한시적 속성을 말해준다. 경남도의회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지만, 그 자리에 있을 때 두루 살펴 행하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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