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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출신 의원님들 처신에 대해
2016년 11월 06일 (일)
박재근 기자 jkpark@kndaily.com
   
▲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경남도민들이 도내 출신 국회의원을 보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비선 최순실’의 국정농단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으로는 사실상의 탄핵을 당한 가운데 그를 따르던 새누리당 친박계, 특히 경남 출신 친박계 국회의원들의 앞날도 순탄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총선에 앞서 치러진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 경남지사 경선에 도전한 모 후보의 경우 “윗선으로부터 교감이 이뤄줘 출마를 결심했고 윗선으로부터 분명한 메시지를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그 때문인지 탈락한 후 곧바로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꿰찼다. 당시 친박 실세 추천설 등 뒷말이 끊이질 않았다. 이것도 잠시, 임기 중 사퇴한 논란에도 새누리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는 등 도내 A, B, C의원 등은 지난 총선 때 친박을 훈장처럼 내걸었다.

 새누리당 친박 초ㆍ재선의원들은 의혹이 제기되면 벌떼같이 감싸기로 일관, 홍위병으로 전락한 것으로 비춰질 정도였다. 벌써부터 이곳저곳에서 ‘폐족 친박’으로 부르는 등 이들의 처참한 미래를 점치는 목소리도 들린다. 때문인지 경남 친박들은 눈치만 보며 입 닫고 머리 굴리는지 뚜렷한 존재감이 없다. 그들과는 달리 윤한홍 의원(창원 마산회원), 김재경 의원(진주 을) 등의 쓴소리는 보통 아니다. 윤 의원은 “겉으로만 여당 의원이지 실제론 청와대 행정관보다도 대통령과 소통을 못하는 게 현실 아니냐”며 “청와대 눈치만 본 당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총사퇴해야 한다, 신뢰를 잃고 능력 부재가 드러난 마당에…”라며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와중에도 친박은 당권에 연연하고 경남 친박 의원은 그 언저리에 맴돌며 한마디 말도 없다.

 여당은 집권세력이면서 행정 권력을 견제해야 하는 의회 권력의 주류다. 때문에 국정 농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 정국을 타개할 방안까진 찾진 못해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정치적 역량이 이에 못 미치는 것을 뻔히 알기에 도민들의 한숨이 보통 아니다. 현 상황 때문에 꽤나 고민이겠지만 변변한 사과말씀 한마디도 없다.

 지난 행위지만 ‘계파해체선언문’의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대놓고 ‘친박’의 이름으로 초재선의원의 위력시위를 통해 그들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등 ‘명분’이나 ‘합리적 이유’는 뒷전이었다. 참석한 경남 의원들도 의도를 모를 리 없겠지만, 몰랐다면 더욱 문제다.

 마오쩌둥을 등에 업고 자신들과 다른 의견에 대해 무조건적인 배격과 탄압을 일삼은 게 문화대혁명이다. 당시 홍위병들은 자신들이야말로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도취됐지만 홍위병의 위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당 해체론까지 거론되는 마당에도 친박은 당권을 놓지 않으려고 아등대고 경남친박은 그 대열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에 도민들의 눈길은 싸늘하다.

 그들은 최근까지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를 열어젖힌 미르ㆍ케이(K)스포츠재단 의혹 제기를 방어하고 변호했다. 언론과 야권이 제기한 의혹을 흑색선전으로 몰아가기에 급급했고 국감 증인 채택도 그들이 나서 막았다. 각종 의혹에 “대선을 노린 정쟁”,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일축하며 청와대 호위무사를 자처하던 그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이 사실로 드러나자 막다른 골목에 처한 상황이 됐다. 도민들도 현 상황의 일정한 혼란은 감수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본질을 호도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에도 경남 출신 친박의원들은 생존본능 때문인지 도민의 바람과는 달리 극도로 말을 아낀다. 초재선이라지만 노회한 정치인들의 틈바구니에서 신인 정치인들의 목소리는 참신하고 파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한때는 신인들이 정치권 변화를 주도했던 적도 있었다. 고인 물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사회와 괴리되지 않도록 균형감을 잡아주는 등 신인은 귀중함과 존재감 있다. 총선 후 현역 교체비율이나 초선비율을 ‘혁신’의 바로미터로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신인 정치인이라 할 법한 초ㆍ재선 의원들은 거꾸로 가는 듯한 게 다반사였다. 신인 정치인으로서의 패기ㆍ순수함ㆍ참신함은 찾기 힘들었고 줄 세우기와 세과시라는 정치권 구태를 읽을 수 있었기에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를 ‘정치 대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도민들도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저질의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경구를 깊이 새겨야 한다.

 1960년대 중국 문화대혁명을 주도하며 역사의 전면에 나섰던 그들도 반강제적으로 귀향 조치된 후 홍위병이 다시 역사의 전면에 나선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고지순(至高至純)한 친박계 의원님들을 홍위병에 비할까만, 우롱(愚弄)당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을 일은 자제하시고 뿔난 도민들의 심경(心境)을 헤아려 달라는 주문이다.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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