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3:01 (토)
경남 오적 회자되는 자들 처신은
경남 오적 회자되는 자들 처신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6.11.20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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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간디는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자들의 급속한 증가 △양심 없는 쾌락의 만연 △인격 없는 교육 △도덕심 없는 경제 △인간성을 상실한 과학 △희생을 모르는 종교를 나라가 망하려는 7가지 징조라고 했다. 간디가 말한 7가지 징조가 우리 사회 현실인 듯하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원칙 없는 정치’다. 입으로는 원칙을 내세우지만 실제 행동은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였다. 그 권력의 언저리에 빌붙어 호가호위하며 나댄 부나비들은 공공의 적(賊)이다.

 #나라의 존망이 풍전등화와 다를 바 없다. ‘최순실 게이트’의 광풍이 대한민국을 집어삼킬 기세다. 박근혜정부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과 절망은 하늘을 찌르는듯하다. 제멋대로 국정을 농단하고 국제적 조롱거리로 만들 수 있을 만큼 국가운영 시스템이 허술하고 취약하다는 것도 믿기지 않는다. “이게 나라냐, 쪽 팔려 못 살겠다”는 공분이 넘쳐 흘려도 석고대죄는커녕, 반전을 노리는 것에 국민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

 #‘훅 간다’는 표현의 화끈함과는 달리, 생사가 어른거리는듯해 정말 절묘하다. 새누리당 백보드 카피, ‘정신 차리자, 한순간 훅 간다’는 게 묘한 콜라보를 연출했다. 때문인지 4월 총선 때 예상과 달리 여당인 새누리당은 헌정사상 드물게 대참패를 면치 못했다. 또 국정농단에도 ‘몸통’으로 지목될 정도로 공사 구분을 못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 때문에 말이 씨가 된 듯, 백보드가 더 묘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벌써’란 아쉬움과 함께 올해의 끝자락은 희망보다는 절망이 다가오기에 화난 민심은 폭발직전이다.

 #각종 의혹에 따른 수세 국면을 반전시키려고 꺼낸 개헌이란, 회심의 카드조차 최순실 게이트 앞에서는 한방에 훅하고 날아가 버린 일일 천하로 끝나고 말았다. 국정농단이 어디가 끝인지도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최순실 게이트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쓰나미가 되고 있다. 그 파괴력이 유난히도 큰 것은 먼저 국민이 쪽팔리도록 심한 모욕감을 안겨준 인물의 농단이기 때문이다.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호스트 바 출신 종업원과의 관계, 대통령을 배경 삼아 국정을 농단하고 학생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준 딸의 부정입학 사건 등 기본조차 지킬 줄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과 ‘절친’이라는 이유로 국민정서를 자극하게 만들었다.

 #정치현장에서 측근 비리가 불거진 것이 한두 번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파문이 끝을 알기 어려운 것은 본질이 ‘최순실 게이트’가 아닌 ‘박ㆍ최 게이트’란 지적은 결국 이 사태를 책임져야 할 장본인은 대통령 자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지근거리에서 대통령 기반을 붕괴시키는 사건으로 비화될 때까지 책무를 다하지 못한 공공의 적, 이른바 오적이 회자되고 있다. 그 때문인지, 강경 보수단체들조차 이정현 등 친박오적의 정계 은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행동본부와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등 500여 단체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국정농단 사태에 큰 책임이 있는 이정현ㆍ최경환ㆍ서청원ㆍ홍문종ㆍ조원진 등 친박오적은 정계를 은퇴하라”며 “책무를 다하지 못한 당 해체”도 요구했다. 따라서 기대반전은 착각이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에도 말 한마디 못한 책임을 지고 폐족(廢族)을 자처해야 할 그들이 진정한 보수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한국의 보수를 너무 우습게 알고 모욕하는 일이다.

 #오적은 우리의 슬픈 역사와 함께한다. 지난 1970년 파장을 일으킨 김지하 시인의 담시,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ㆍ차관들을 부정부패의 주역이라며 을사오적에 풍자한 오적(五賊)이 40여 년이 세월이 흐른 현재 논란에도 민(民)은 속이 후련하겠지만, 또다시 거론돼서야 쓰겠는가. 공과에 앞서 통치력도 재조명돼야겠지만, 이제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경남에서도 빌붙어 거들먹거린 자(者), 또는 시대상황에 편승, 도민의 공분을 산 때문에 경남 오적이 회자될 정도다.

 #경남의 5적으로는 △도지사 등 지방선거나 총선 때 친박을 훈장처럼 내세우고는 이 지경에도 입을 닫고 있는 정치인 △깜도 되지 않으면서 도지사나 대통령을 탐하듯, 자신을 UP 시키려고 애쓰는 정치인 또는 단체장 △경남도의 발전은 외면한 채 일신영달을 위해 되지도 안 될 사안을 갖고 도민분란을 자초하는 단체장 △기초단체장이면서도 자신은 달리하려는 단체장 △랜드 마크를 빙자, 특정업체 단독응찰만 가능케 하고 기부체납을 포장으로 덧씌우고 불허된 주상복합건물을 신축토록 해 특혜의혹을 사고 있는 단체장 △인구유출을 우려, 경남발전을 견인해야 할 도로망(터널) 구축마저 외면하려는 단체장 △특정 당을 지지하지 않으려면 이민 가야 한다고 공개석상에서 거론한 정치인 △갑(甲)질 기업인 등이 회자되고 있다. 민선시대 원칙 없는 정치 탓이겠지만, 단체장의 비선실세 또한 밤의 단체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무튼, 신중하지 못한 처신 등 정신 차리지 않고 나대면 ‘한순간에 훅 간다’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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