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7:23 (목)
정직한 대통령ㆍ대권후보 절실
정직한 대통령ㆍ대권후보 절실
  • 이태균
  • 승인 2016.11.21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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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균 칼럼니스트
 지금 대한민국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에 매몰돼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고 있다. 결자해지라고 했듯이 국정을 정상화하려면 먼저 이번 사태 주인공인 박근혜 대통령이 진실하게 참회하고 검찰 조사를 속히 받는 것이 순리다. 검찰이 밝힌 지난 20일 수사결과를 보면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공범 관계로, 지금은 오로지 국가를 생각해야지 대통령과 국가를 혼돈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두 차례나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성실히 검찰 조사를 받고 그것도 부족하면 특검 조사까지도 감수하겠다고 스스로 국민에게 약속했음에도 대통령이 유영하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한 후 딴죽을 피우고 있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국민은 유 변호사의 말이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면 이는 민의를 거스르고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스스로 뒤엎는 행위로, 설령 법률전문가인 유 변호사가 대통령이 기름 장어처럼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찾기 위해 시간을 끌자고 하더라도 국가 원수인 대통령으로서 법을 지키는 모본을 보여줘야 한다며 검찰 조사를 자청해야 옳다.

 20일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를 접한 대통령과 청와대는 검찰 조사와 야당이 추천하는 특검에서도 조사를 받지 않을 모양이다. 검찰 조사에 대한 대응방침을 180도로 바꾸면서 이런 식으로 버티기를 계속하는 것은 스스로 국정 정상화를 지연시키고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가 두 번의 사과 담화에서 밝힌 것만 고려해봐도 사실상 대통령은 스스로 피의자라고 인정한 것이 아닌가.

 어차피 현직 대통령은 형사소추를 받지 않거니와 검찰 조사를 받는다고 해서 특별히 사실이 바뀌거나 더 불리해질 것도 없을 것이다. 우리 속담에 ‘부스럼은 살이 되지 않으며, 이왕 침 맞을 다리라면 빨리 맞으라’고 했다. 대통령이 스스로 팩트의 일부를 시인하며 사과한 후 검찰이 중간 수사결과에서 최순실 씨와 공범 관계인 피의자로 발표했는데 이렇게 버티기를 한다고 뭐가 달라지는가. 아전인수와 견강부회식으로 시간을 끄는 것은 대통령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지지해온 민초들의 마음마저 돌아서게 만들어 대통령 자신과 국정 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국민과 역사 앞에 솔직해야 한다. 그래서 설령 처벌을 받더라도 정직한 대통령으로 남는 길을 택하기 바란다.

 야당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펼치고 있는 소위 대통령하야 운동은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아리송하다. 두 사람은 제1야당의 국회의원이든 시절 제대로 정부에 대해 감독은 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대권에만 눈이 멀어 야권을 분열시키면서 정치불신만 키워왔다. 그러한 두 사람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박 대통령에게만 독박을 씌우려고 해서는 곤란하다. 더욱이 두 사람은 다음 해 대선에 도전장을 내밀지 않았는가. 따라서 두 사람이 앞장서서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고 있는 것은 대통령을 빨리 끌어내려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사욕으로밖에 볼 수 없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하야하면 대통령의 명예와 후일을 보호해 주겠다고 밝혔는데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문 전 대표가 무슨 권한을 가지고 있길래 이런 막무가내식 말을 할 수 있나. 제발 좀 정직하기 바란다.

 두 사람이 진정으로 국가를 위해서라면 대통령의 하야 주장보다는 헌법 절차를 따라 탄핵을 하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더욱이 대통령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대통령과 전쟁이라도 하자는 말인가. 우선 먹기 곶감이 달겠지만, 헌법 절차를 따라야만 만약 대통령이 탄핵되더라도 헌정중단을 막으면서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 3당의 대표들도 최순실 게이트를 순조롭게 풀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저버린 것을 솔직히 고백하고 반성해야 옳다.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큰 사고(?) 친 것을 밑천 삼아 국정운영 주도권을 잡겠다는 욕심 때문에 대통령이 책임총리를 추천해 달라고 애원했음에도 매몰차게 이를 뿌리치면서 딴죽을 걸어 약 1개월의 허송세월을 보내고 말았다.

 최근에는 야당 대표들이 모여서 본전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진작에 총리 후보 추천권을 받아야 했는데 김칫국만 마신 꼴이 됐으니 국민들의 비웃음을 당할 수밖에 없다. 지금 야 3당이 최순실 게이트를 풀 수 있는 묘안이나 통일안도 없는 것이 사실 아닌가. 광화문과 시청광장에 모인 민심을 당리당략에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촛불은 어두운 세상을 밝히기 위해 켜는 것인데 대권과 사욕에 눈먼 촛불은 세상을 밝히기는커녕 되레 어둡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민초들이 켜는 촛불의 의미를 왜곡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최순실 게이트에서 벗어나 국정을 속히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야 3당은 물론 정치인들이 솔직한 언행으로 헌법 절차에 따라야 한다. 말로만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고 마음은 콩밭에 두고 있으면 진짜 대한민국은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지도자의 덕목 중에서 정직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대통령부터 먼저 정직한 언행으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야당과 대권후보들도 지도자가 되려면 정직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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