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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우리 거제는
2017년! 우리 거제는
  • 반대식
  • 승인 2016.11.23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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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식 거제시의회 의장
 겨울의 초입인 11월. 대한민국과 거제의 시계바늘은 힘 빠진 박동처럼 혼란스럽게 뛰고 있다. 지금 정치권은 마치 ‘정권 지키기’와 ‘정권 빼앗기’에 사활을 건 것처럼 국민의 바람을 외면한 채 진흙탕 속 혈투를 벌이고 있다.

 우리 거제에도 최근에 찾아온 조선불황의 파고 속에 26만 시민의 휘어진 삶의 무게는 더욱 지탱하기가 힘들어져 간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우리 사회는 각자의 이해관계와 집단이익을 위한 크고 작은 아우성이 곳곳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으로 매일 표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노사가 채권단(산은 등)의 2조 8천억 원의 자본확충안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해 유동성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게 된 건 정말 다행으로 생각한다.

 조선산업의 정부처방과 우리의 현실적 대안은 지난달 31일 발표된 정부의 조선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은 원천적 처방보다는 땜질성 방안에 가깝다. 일단 조선 3사를 현행대로 유지해 나가면서 도크 수 23%와 직영인력 36% 감축, 비핵심사업, 자산매각, 해양플랜트의 점진적 축소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조선경기 부양책으로 공공선박 7조 5천억 원을 (오는 2018년까지) 발주하고 해운사가 컨테이너, 벌크선등의 3조 7천억(2020년까지)원을 발주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알다시피, 우리 조선업계는 현실적으로 당장 수주가 없어서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당장 국가가 나서서 해운사나 특정기관을 통해 20조 원 정도의 선박발주를 해야 되는 현실인데도 말이다. 그렇게 되면 우선 조선업과 연관된 1차협력업체, 2차협력업체, 3차납품업체까지 약 20만 명(부양가족 60만)이 한 시름 놓고 살아갈 수 있지 않는가?

 또한 조선 3사로 하여금 컨테이너선 1만 3천TEU급을 수십척 건조해서 새로이 확장돼 열려진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단을 꾸려 물류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도 오는 2020년경이라는데 여기에 부응할 수 있는 대형 해운사를 탄생시켜서 해양강국으로 나가야 되는 것 아닌가?

 최근 구조조정이라는 칼날 앞에 내몰린 조선3사의 경우 인력 위주의 감축보다 하루 빨리 정부발주를 통해 숨통을 틔어줘야 한다. 구조조정이라는 미명하에 그동안 피땀흘려 키워 놓은 알짜배기 숙련사원들을 마구잡이로 잘라내는 근시안적 대책이야말로 희망을 절망으로 바꾸는 말도 안되는 처사일 뿐이다.

 이번 정부 발표에는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말처럼 앞으로 난이도가 높은 조선 현장과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구체적인 해답을 찾아볼 수가 없다. 결국 구체성이나 현실적 대안이 되지 않다보니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현장에서는 그저 메아리 없는 공허한 외침으로 들리는 것이다.

 당장은 힘들다해도 조선업은 미래가 유망한 산업이다. 향후 3년간 정부는 통큰 결단으로 국가발주를 대규모로 진행하고, 조선현장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노동현장 문화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우리들은 또한 할 수 있는 쉬운 것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 가족들 또한 힘빠진 아빠들을 위해 응원해야 한다. 사모님들은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아침과 저녁을 손수 준비해서 격려해야 한다. 근로자들도 출근시 휴대폰을 일정 보관장소에 맡겨두고 각자의 일에 집중한다면 생산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현장의 급한 연락은 무전기로 대체할 수 있다.

 경영진은 사즉생의 각오로 수주에 임하고 사무직, 현장직의 구분을 뛰어 넘어서 함께 손발을 맞춰 나가야 한다. 근로자를 쫓아내기보다는 사원 전원에게 3~4개월씩 순환보직제를 도입하면 더 이상 인력 위주의 구조조정은 안 해도 될 수 있다.

 조선불황과 김영란법 시행으로 2017년이 더 어렵겠지만 절망을 넘어 희망으로 나가야 지난 9월 시행된 김영란법(청탁금지법)으로 인해 화훼, 요식업, 농ㆍ축ㆍ수산업의 내수경기는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거제시의 5천여 공직자도 급격히 달라진 업무환경에서 새로운 의식변화를 더 확고히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모두는 주어진 상황을 뚫고서 넘어가야 한다. 장벽이 힘들어서 넘어갈 수 없으면 돌아서 가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때이다.

 식물의 세계에도 치열한 생존경쟁이 있다. 인간세계와 다른 것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며 경쟁하지만, 다투지 않고 상생하며 공존한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2016년과 다음 해, 또 내후년에도 어려운 격랑의 파고를 넘기 위해 우리들 각자가 생업현장에서 열성을 다하도록 하자. 또한, 갑과 을이 없는 평등한 사회를 실현해 우리의 후손들이 보다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가꿔 나가야 한다.

 겨울나무가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흔들어 쓸모없는 마른 잎을 털어내듯이 우리 역시 새봄을 맞이하고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의 쓰레기를 과감히 떨궈내고 새로운 내일과 달라진 무대를 향해 희망의 발걸음을 맞춰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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