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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담배를 피운다면
2016년 11월 23일 (수)
김금옥 7618700@kndaily.com
   
▲ 김금옥 김해삼계중학교 교장
 조카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상의할 일이 있다고 했다. 아들이 담배를 피워 학교에 호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추천하는 프로그램에 보냈는데, 아들의 상태가 더 심각해졌단다.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을 사귀면서 문제 행동까지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금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필자는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먼저 조카에게 담배를 피우느냐고 물었다. 아침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하느라 현관 입구에 서 있노라면 담배 냄새를 풍기면서 들어오는 아이들이 있다. 짐작컨대 부모가 담배를 피워 담배 냄새가 배인 집에서 살고 있는 아이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지난 2014년 중ㆍ고교 학생 7만여 명을 대상으로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된 청소년 흡연과 부모와의 상관관계를 보면, 부모 양쪽이 흡연할 시 청소년 자녀가 흡연하는 비율은 가족 가운데 흡연자가 없는 경우에 비해 무려 흡연율이 4배나 높았다.

 그다음, 조카에게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었다.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소속감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친구들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만, 친구들에게 소속감을 가지기 전에 먼저 가족에 대한 소속감을 높여놓아야 한다. 가족에 대한 소속감이 높으면 나쁜 유혹에 강한 면역력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친구가 담배를 피운다면 흡연할 확률은 13.5%로,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비 17배나 높았다. 치료를 위해 보낸 프로그램에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면, 그것은 무리에서 소외당하지 않으려고 문제행동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높다.

 내 아이가 담배를 ‘이미’ 피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시켜야 한다. 외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면 부모가 동행해 주면 좋겠다. 이때 부모는 흡연에 대한 질책 보다, 아이가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학생들에게 흡연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면 대부분 호기심에서 시작했고, 기분이 나쁘고 짜증이 날 때 피웠는데 이제는 기분과 상관없이 ‘그냥!’ 핀다고 말한다. 상담교사의 말에 의하면 그렇게 반응하는 학생들 다수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의 그 마음을 받아주고 자녀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임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교사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사의 인정은 자존감을 높여 학생 스스로 스트레스를 조절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연 교육은 시커멓게 변한 폐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담배 연기 속의 타르에 든 발암물질, 신진대사에 장애를 주고 조기 노화 현상을 일으키는 일산화탄소, 마약처럼 중독성을 갖는 니코틴 등 건강에 해로운 것을 강조하는 것 일색이다. 이는 자칫 담배 피우는 학생은 나쁜 아이라는 부정적인 도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 금연교육이 겁주기 식 일변도에서 벗어나 가능성의 문을 열어 보여주어 내적 동기가 유발되는 긍정적 접근이 됐으면 한다. 자기 삶에 대한 의지를 강화시켜 주는 희망 교육, 진로 적성 흥미를 탐색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이 돼 학생 스스로 담배에 대한 자기조절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보는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앤드류 랭(Andrew Lang)은 “집은 책으로, 정원은 꽃으로 가득 채워라”라는 말을 남겼다. 내 아이가 담배를 피운다면, 먼저 부모가 집을 연기로 가득 채운 적이 없는지 그것부터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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