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3:03 (수)
‘최순실 게이트’ 국익 생각하며 풀어야
‘최순실 게이트’ 국익 생각하며 풀어야
  • 이태균
  • 승인 2016.11.28 2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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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균 칼럼니스트
 지금 대한민국 국민 다수는 입만 열면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물론 박 대통령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막중한 책임을 저버리고 개인적 친분관계인 최순실 씨가 국정농단을 하면서 사익을 챙기도록 방조하고 협력한 것은 국민으로부터 손가락질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매주 토요일 어린이까지 엄마 손에 이끌려 나와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물러나라고 쓴 팻말을 가슴에 걸고 엄마 따라 존칭 없이 박근혜 물러나라고 외쳐댄다. 비록 대통령이 헌법을 안 지키고 국정농단을 했다손 쳐도 대통령에 대한 기본 예우는 하면서 비난해야 할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어린 자녀가 어른들로부터 무엇을 본받을까 걱정이 앞선다. TV 방송은 이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여과 없이 내보내면서 경쟁적으로 가족이 동참해 축제처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앵커는 흥분한 목소리로 소식을 전하며 특별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한 회전문 패널들은 대통령 비난으로 시간을 메운다. 여기서 회전문 패널들이란 TV조선, 채널A, MBN, JTBC와 YTN 등에 거의 매일 얼굴을 내밀면서 겹치기 출연하는 사람들이다. 이 방송에서 한 말을 잠시 후 다른 방송에서 재탕 삼탕하고 있으니 한마디로 그 나물에 그 밥의 패널이요, 방송이어서 시청자는 정말 짜증 날 수밖에 없다.

 보수언론이라고 알려진 조동중을 비롯한 메이저 신문은 물론이요, 진보성향의 한겨례와 경향신문은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신문 전체 페이지를 도배하고 있다. 그런데 조동중을 비롯한 전체 신문사와 TV 방송들이 평소에 제대로 언론의 의무와 책임을 다했다면 최순실 게이트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언론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데 대한 반성과 사과 없이 마치 잘못이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만 있는 양 비웃으며 난도질을 하고 있다. 대통령의 권력이 살아있을 때는 아부아첨하던 일부 언론과 기자들이 대통령의 힘이 빠진 틈을 타서 마구잡이로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리고 있어 꼴불견이다. 솔직히 독자들의 눈에는 대한민국에는 지금 3류 언론밖에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리고 언론은 시청자와 독자들이 싫어하는 것은 제발 하지 말아야 한다.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 게이트에 대해 집중보도를 하고 있는 TV 방송과 신문은 이제 보기 지겹다는 시청자와 독자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기 바란다.

 ‘정수유심(靜水流深)하고 심수무성(深水無聲)’이라 했다.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깊은 물은 소리가 나지 않듯이 고요함 속에 참 진리가 있다. 침묵 속에 오히려 참된 가치와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으며, 침묵은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린 후에 새싹이 돋아나기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과도 같은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 말을 배우는 데는 2년 정도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기 위해서는 6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했다. 외국의 중요 신문까지 대한민국을 비웃는 판에 우리 언론만이라도 제발 제 얼굴에 침 뱉는 행위에는 조금 침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최순실 게이트를 덮자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명예와 국익을 우선 고려해 보도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은 대통령 탓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자신의 잘못부터 참회하고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누가 뽑았는가? 국민 다수가 좋다고 선출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자리를 물러나든 하야하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탄핵으로 여야가 합의해 국회에서 법에 따른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니 국민은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 이 어려운 나라 구하기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나라를 구하자는 것이지 박근혜 정권을 구하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만약 대한민국 국민이 다 죽을 지경이 되더라도 국민 각자가 정신만 차리면 된다. 경거망동하다간 나 혼자만 죽는 것이 아니고 진짜 5천만 국민이 다 죽을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살기 위해서는 위기상황에서 차분하고 질서 있게 법을 지키면서 행동해야 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비단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 모든 분야에서 큰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은 남에게 돌리고 자신의 잘못은 알고도 모른 채 눈감으며 상대방에게만 삿대질하는 작금의 언론들, 정치권과 국민은 먼저 자신부터 참회와 반성이 절실하다. 대한민국 최고 신문사 송모 씨란 주필은 자신이 몸담은 신문사의 명성을 이용해 기업체에 인사청탁까지 하면서 특정 업체로부터 스폰서를 받아 부인까지 대동하고 수억대의 호화 해외여행까지 하고 온 것이 들통나 자리도 물러나고 검찰수사까지 받고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 언론도 자신의 민낯을 한 번 정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자신의 반성과 참회 없이는 앞으로 정권이 바뀌거나 헌법을 고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대한민국이 바뀌는가. 결자해지라고 했듯이 박 대통령이 정직하게 참회한 후 헌법에 따라 대통령직을 물러나는 것이 순리며 잘못에 대해서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100만 아니 200만이 광화문광장에서 시위한다고 대한민국을 구하는 최선책은 될 수 없다. 다수 국민의 침묵 속에 국회가 탄핵절차를 밟으면서 대통령이 마음을 비우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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