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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
2016년 11월 30일 (수)
원종하 7618700@kndaily.com
   
▲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교수 토요 꿈 학교 대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한 서설(瑞雪)이 내리는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과 전국에서 200만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함께했다. 촛불이 들불이 돼 아이에서 어른까지 남녀노소가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한 시민혁명의 대열에 참여한 것이다. 이곳에는 좌와 우의 이념도 없었으며, 제주에서 경상도와 전라도를 거쳐, 충청도를 지나 대한민국이 하나 된 마음으로 사실과 진실을 추구하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으로 가득한 살아있는 민주주의 광장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국민 촛불집회가 전국 최대 규모로 진행됐지만 정작 대통령은 성난 국민의 소리를 듣는 둥 마는 둥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을 이기겠다는 오만한 발상과 염치를 잃어버린 아집으로 가득 찬 모습은 평상시에 국민을 어떻게 보았는가를 짐작하게 한다.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피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더 지날수록 국정농단의 범위와 정도는 그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질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다. 아이들마저 이 사건의 실체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어 어른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형사 피의자 신분임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4일 2차 대국민 담화에서 약속했던 내용까지 전면부인하며 검찰의 조사를 받지 않겠다고 계속 버티고 있다. 후안무치(厚顔無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대통령은 유체이탈의 화법으로 “사돈 남 말 하듯”이 부산의 엘시티 비리 사건에 대해 수사에 만전을 기하라고 하는가 하면, 지난달 23일 국방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맺는 등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이율배반(二律背反)이며 국민과 여론을 무시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민을 이기겠다는 지독한 대통령이 나라를 망치려 하고 있다. 지금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미래 세대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하야(下野)하는 것이다. 한비자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징표를 10가지 망국론(亡國論)으로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와 비교해보자. 첫째, 법을 소홀히 하고 음모와 계략에만 힘쓰며, 국내정치는 어지럽게 두면서 나라 밖 외세만을 의지한다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둘째, 신하들은 쓸모없는 학문만을 배우려 하고, 귀족들의 자제들은 논쟁만 즐기며, 성인들은 재물을 나라 밖에 쌓아두고, 백성들은 개인적인 이권만을 취한다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셋째, 군주가 누각이나 연못을 좋아하며, 수레나 옷 등에 관심을 기울여 국고를 탕진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넷째, 군주가 간언하는 자의 벼슬 높고 낮은 것에 근거해 의견을 듣고, 여러 사람 말을 견줘 판단하지 않으며, 어느 특정한 사람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창구로 삼으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다섯째, 군주가 고집이 세서 화합할 줄 모르고, 간언을 듣지 않고 승부에 집착하며, 사직은 돌보지 않고 제멋대로 자신만을 위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여섯째, 다른 나라와의 동맹이나 원조를 믿고 이웃 나라를 가볍게 보며, 강대한 나라의 도움만 믿고 가까운 이웃 나라를 핍박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일곱째, 나라 안의 인재는 쓰지 않고 나라 밖에서 사람을 구하며, 공적에 따라 임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평판에 근거해서 뽑고, 나라 밖의 국적을 가진 이를 높은 벼슬자리에 등용해 오랫동안 낮은 벼슬을 참고 봉사한 사람보다 위에 세우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여덟째, 군주가 대범하거나 뉘우침이 없고, 나라가 혼란해도 자신은 재능이 많다고 여기며, 나라 안 상황에 어둡고 이웃 적국을 경계하지 않으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아홉째, 세도가의 천거를 받은 사람은 등용하면서 나라에 공을 세운 장수의 후손은 내쫓기고, 시골에서의 선행은 발탁되면서 벼슬자리에서의 공적은 무시되며, 개인적인 행동은 중시되면서 국가에 대한 공헌이 무시된다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열째, 나라의 창고는 텅 비어 있는데 대신들의 창고는 가득 차 있고, 나라 안의 백성들은 가난한데 나라 밖에서 들어온 이주자들은 부유하며, 농민과 병사들은 곤궁한데 상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득을 얻으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나라가 망해가고 있는 이 시국을 그 누가 그냥 보고만 있겠는가. 절망과 분노를 넘어 이제 국민의 권리인 저항권(抵抗權)을 행사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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