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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직전 임계점에 이른 곳 또 있다
2016년 12월 04일 (일)
오태영 기자 oooh5163@naver.com
   
▲ 오태영 사회부 부국장
 최순실 사건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은 적지 않지만 그중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나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국정농단의 도가 한참 지나쳤고, 나라 예산을 제 쌈짓돈처럼 생각한 뻔뻔함이 차마 참아낼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 그 패거리들의 행태가 국가권력을 담당하는 사람들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있을 수도 없는 동네 양아치 수준이었다. 진경준, 우병우에서 시작된 권력의 치졸한 민낯이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드러내고 국가원수인 대통령까지 이런 진흙탕에 연루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인내심이 임계점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권력들이 깨끗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은 갖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는 생각에 다다르자 인내심이 바닥난 것이다. 골수 보수층마저 현 정권에 등을 돌리고 계층을 가리지 않고 시국집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가 지나쳐 폭발 직전의 임계점에 이른 곳이 어디 한두 군데인가. 무한욕심으로 똘똘 뭉쳐 넘보지 못할 장벽을 치고 그들만의 세상을 살고 있는 귀족노조와 법조계는 그중에서도 대표적이다. 낮은 노동생산성에도 불구하고 억대 연봉을 받아 챙기고 있는 재벌 거대노조는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갉아 먹는 원흉으로 꼽힌다. 거대조직 앞에 모두가 침묵하는 사이 괴물로 변해버린 거대 귀족노조는 우리나라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청산돼야 할 대상 1호다. 변호사법이라는 보호막 아래 돈ㆍ권력과 결탁해 약자의 눈물을 짜내는 데 앞장서고 있는 일부 변호사들의 행태도 목불인견의 지경까지 왔다. 판검사들의 부패추문도 보아주기에는 도가 지나쳤다. 흔히들 법조정의만 바로 서면 우리나라의 부패와 모순은 상당 부분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변호사업계와 법원ㆍ검찰의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두 집단을 그대로 두면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러나 국민들이 일어서면 그 양상의 엄중함과 파괴력은 이번 최순실 사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국민들의 적이 소수 몇 명에 불과하고 그들이 변명할 여지가 없지만 조직과 법이라는 강력한 대항수단이 있는 이 두 집단은 다르다. 강력한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경제가 휘청거리고 국민들이 갈라질 수 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최순실 사건의 모습은 지나칠 정도로 귀를 닫은 누적된 불통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아마도 박 대통령이 평소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이었고 문고리 3인방, 우병우 등을 쳐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면 최순실 사건은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로 진행됐을지 모른다. 하야나 탄핵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귀족노조와 법조계가 상생과 정의의 길로 스스로 나서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들로부터 탄핵받는다는 말이다.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양제가 쳐들어왔을 때 우중문에게 보낸 시가 생각난다.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이 시를 이 두 집단에 대입해 보면 ‘너희들이 쌓아 올린 성이 이미 높으니 그만 만족하고 내려오면 어떨가’ 정도가 될 것이다.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동화도 생각난다. 할머니에게 팥죽을 얻어먹고 큰 호랑이가 할머니를 잡아먹으려 하자 그 때 아궁이에서 알밤이 튀어나와 호랑이의 눈을 때리고, 자라가 코를 깨물고 쇠똥이 미끄러지게 하고 송곳이 찌르고 돌절구가 머리를 맞고 넘어진 호랑이를 멍석이 둘둘 말아 지게가 덜렁 지고 강물에 던져버렸다는 이야기다. 그들만의 힘이 아닌 국민들의 성원으로 지금의 위치에 온 이들이 더 욕심을 부리면 세상 만물이 그들에게 쓰나미가 될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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