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5:22 (화)
이영조
이영조
  • 경남매일
  • 승인 2016.12.05 1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영조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
 권불십년(權不十年), 권력은 10년을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이란 말도 있다. 사람들은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걸까? 오늘 아침 문득 위의 두 가지 고사성어의 참뜻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봤다.

 불로초를 찾으며 영생을 갈구하던 진시황도 결국은 죽었다. 마르코스는 20년간 필리핀을 통치했으나 부패와 민주 정치에 대한 탄압으로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하와이로 망명해 사망했다. 절대로 죽을 것 같지 않던 김일성도 죽었고, 절대 권력자였던 박정희도 자기 자신의 총탄에 죽었다. 정말 그렇다.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고 결국은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살아있는 동안 권력에 대한 탐욕과 부정축재로 호사를 누려도 결국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빈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을 모르고 불을 보고 달려드는 불나방 같은 삶을 사는 인간의 모습은 계속된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행복일까? 욕망을 좇는 것일까? 분명, 권력은 달콤한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앞세워 전 국민을 농락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바라보는 필자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허탈과 안타까운 마음을 함께 갖는다.

 이번 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된 사람들은 최순실을 포함해 20여 명이 넘는다. 이들의 비리는 백일하에 드러났고 피의자로 소환돼 검찰 조사를 받고, 구속 또는 기소돼 벌을 내리고 받기 위한 일이 진행 중이다. 검찰이 나섰고 이들만으로 진상 규명이 부족하다고 본 정치권은 특검을 의결해서 이제 공은 특별검사의 손으로 넘어갔다. 국회와 특검의 위력으로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속 시원한 규명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비리가 밝혀져 국민들에게 알려지기 전까지 이들은 진시황제가 부럽지 않을 권력을 휘두르며 국민 위에 군림했다. 그들의 비행은 조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비위가 계속 나타난다. 과연 어디가 끝일까? 두려운 마음도 든다.

 이들은 자신들의 권력이 영원하다고 봤을까? 이렇게 산산조각이 나서 만신창이가 될 줄을 정녕 몰랐을까?

 최진실은 검찰청에 조사 받으러 들어가며 잔뜩 겁에 질린 모습으로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울부짖었고, 최순덕은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울먹이는 목소리로 “죽을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권력을 등에 업고 목불인견(目不忍見)의 호사를 누릴 때는 천하를 다 얻은 기분이었고 자신들이 잘못될 것에 대해서는 단 1%의 의심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다. 그들의 비위(非違) 사실이 드러나고 포승줄에 묶여 신체가 구금된 상태에 이르렀을 때는 정말 죽을 것 같은 두려움과 공포감이 들었을 것이다.

 진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성난 민심은 하늘을 찌른다. 부모님 손을 잡고 거리에 나선 어린아이부터, 초ㆍ중ㆍ고ㆍ대학생ㆍ일반 시민은 스스로 촛불을 손에 들고 광화문으로, 각 지방의 중심도시에서 불꽃처럼 일어섰고 급기야 정치권도 동참해 한목소리로 대통령 하야를 외친다. 매주 시위 참가인원은 신기록을 경신하며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촛불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염원을 담고 분연히 일어선 것이다.

 용기 있는 사람은 자신의 과오에 대해 책임지는 용기를 선택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듯, 거짓으로 순간을 모면하려고 할수록 모양새는 더 나빠진다. 자신이 완전히 발가벗겨진 뒤에 흘리는 눈물은 아무에게도 동정받지 못한다. 오히려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면 우리는 따뜻한 정으로 포용해줄 것이다.

 이제 공은 국회와 특검의 손으로 넘어갔다.

 냉철한 머리와 진심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관련자들의 비위를 밝혀내는데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고 그에 상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처럼 온데 들쑤셔 수사를 한다고 해놓고 정작 처벌은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고무줄 잣대를 적용하면 성난 국민은 또다시 분개하게 될 것이다.

 5천년 역사 이래 수많은 외침(外侵)에서도 우리 국민은 슬기로움과 지혜로 이겨냈고, IMF 사태도 전 국민의 단결된 힘을 발휘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최순실 사태도 우리 국민들은 잘 극복해낼 것이다. 전 국민이 힘을 모아 실추된 국가 위상도 바로 세우고 경제 발전에도 힘을 모을 것이다.

 이번 사태에 국민은 위정자(爲政者)들에게 분노의 회초리를 들이댔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은 직업인이기에 앞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소명의식이 우선 돼야 한다.

 서민들은 돈에 굶주려 삶에 허덕이고, 가진 자들은 돈이 넘쳐남에도 더 많은 것을 갈구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당한 노력의 결과로 이루는 부는 당연하다. 그러나 부당한 방법과 편법으로 법의 경계를 넘어서 이루려는 것은 반드시 단죄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권력도 생명도 영원한 것은 없다. 현재에 만족하고 인간의 최대 가치인 행복함을 향유(享有)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