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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소박한 대통령’
2016년 12월 06일 (화)
서울 이대형 기자 ldh5960@hanmail.net
   
▲ 이대형 서울지사 정치부장
 아침 일찍 대통령을 방문한 비서관이 대통령실로 들어가려는 순간 복도 한쪽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수상쩍게 여긴 비서관이 자세히 보니 그는 다름 아닌 자신이 모시고 있는 대통령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을 헐뜯는 사람들로부터 “대통령은 시골뜨기라서 품위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있던 터라 대통령에게 충고해야 할 때가 바로 이때라고 그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각하, 대통령의 신분으로 구두를 닦는 모습은 또 다른 구설수를 만들 수 있기에 좋지 않게 생각됩니다”라고 충고를 했다.

 그러자 대통령은 잔잔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허허, 자신의 구두를 닦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가. 자네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대통령은 그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임을 명심해야 하네.”

 대통령은 잠시 쉬었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세상에는 천한 일이란 없네. 다만 천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을 뿐일세.”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이야기다.

 저마다의 마음에 어떤 옷을 입히느냐에 따라 세상을 보는 눈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겸손함의 옷을 입었다면 원치 않아도 세상은 존경의 눈으로 볼 것이고, 남용이란 옷을 입었다면 옷을 입은 사람들의 욕심 어린 시선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은 미국 링컨 대통령처럼 따뜻한 마음을 지녔을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주말이면 전국에서 초ㆍ중ㆍ고교생은 물론 유모차 부대 등 수백만의 인파가 대통령의 자진 하야를 외쳐대고 있다. 이들은 누가 시켜서 광장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누가 선동해서도 아니다. 다만 대한민국 미래를 걱정하면서 스스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와 달리 대통령은 정치권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눈과 귀를 스스로 꽉 틀어막고 있다. 애타게 울부짖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라고 되묻고 있다. 실로 기가 찰 노릇이다.

 링컨을 모시고 있는 비서관의 직언처럼 박 대통령을 모시고 있는 참모들은 직언 대신 눈치만 살핀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텃밭인 대구 서문시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50여 일간 칩거에 돌입했던 대통령은 고민 끝에 서문시장 화재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것도 몇 차례에 걸쳐 ‘간다, 가지 않는다’를 변경하면서 관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뒤였다. 문제는 대통령이 화재현장을 방문하기 직전, 청와대 관계자가 ‘동선’을 위해 소방호스를 빼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에게 더 이상 희망은 없다. 대구의 한 언론은 “박 대통령이 서문시장 4지구를 방문하기 30분 전부터 화재 현장은 ‘연극 무대’로 바뀌었다. 청와대 관계자로 추정되는 스태프는 길 위에 놓인 소방호스를 치우라고 주문해 대구소방대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아직까지 잔불이 남아 40시간 이상 화재현장을 진압하는 중인데 말이다.

 지금 국민들은 자신의 구두를 닦고, 소방호스를 들고 직접 불을 끄는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촛불처럼 가슴한켠 마음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 평범한 국민들과 세상과 진정으로 소통하는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들의 소박한 꿈이다. 지금은 오롯이 대통령의 결단만이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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