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2:20 (금)
사주 명리학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자
사주 명리학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자
  • 이광수
  • 승인 2016.12.11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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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수 소설가
 나라가 중심을 잃고 흔들리니 설상가상 경제마저 적신호가 켜졌다. 중소 자영업자들은 도산 직전이라고 아우성이다. 조선경기 불황으로 실업자가 거리에 넘쳐난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답답한 사람이 샘 판다고 점집이나 철학관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틈을 타서 어중이떠중이 사주 역술인들이 엉터리 강의나 상담을 하며 혹세무민하고 있으니 문제다. 요즘 내가 재미를 붙이고 공부하는 분야가 구성기학이다. 풍수학과 귀장술, 기문둔갑은 구성을 모르면 맹탕이다. 그런데 이런 기초가 안 된 역술인들이 공공기관의 평생 교육원이나 사설학원을 차려 고액교습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어떤 구성학 책을 지인으로부터 전수받아 공부하다가 중요오류를 발견했다. 저자에게 직접 전화해 말했더니 미스 프린트(?)라며 잘못된 해설을 인정했다. 나름 그 분야 학회장이란 간판을 내걸고 낸 저서인데 기 발간된 자기 책의 중요한 오류조차 방치한 채 강의를 한다니 어이가 없다. 그런 역술인에게 뭘 배운다고 수강생들이 모이는지 모르겠다. 나는 새로운 분야의 역학 관련 공부를 시작하려면 선생을 먼저 찾지 않는다. 우선 그 분야 저명인사가 출간한 서적을 서점이나 인터넷을 통해 사전 조사해 목차나 개설, 내용, 서평 등을 읽는다. 그리고 모범 될 만한 책 7~8권을 선정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독한 후 책의 내용을 비교ㆍ분석해 제일 쓸 만한 책 두 권 정도만 필수교본으로 삼아 적어도 10독을 한다. 그런 후 평생 교육원이나 저명하다는 분의 기초강의를 듣는다. 평생교육원에서 사주, 풍수, 성명학을 수강했다. 그러나 기초과정을 수강하면서 느낀 점은 제대로 가르치는 강사가 드물다는 점이다. 기초강의만 듣고 책과 씨름하며 그 원리를 터득하는 것이 정도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 강좌에 가보면 대부분 책은 아예 한 페이지도 보지 않고 강사 말만 녹음하거나 2수3수 재수강하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을 많이 본다. 이건 말짱 헛수고이다. 그 저자가 지은 책이 한문투성이라거나 어려운 용어가 많아 이해할 수 없어서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구성학 저서도 내가 보니 가장 중요 부분인 년, 월, 일, 시 명성의 상수를 정하는 방법해설인데 완전 엉터리로 해 놓았다. 수강료를 물어보니 현공풍수와 함께 수강하면 월 40만 원이며 8개월간 공부해야 한단다. 어이가 없었다.

 사주풀이 중 흔히 점술인들이 많이 써먹는 원진 살을 한번 살펴보자. 얼마나 엉터리를 가르치는지 기가 찰 노릇이다. 원진은 점술가들이 남녀 간 궁합을 볼 때 많이 보는 흉살이다. 궁합을 볼 때 원진 살이 끼었다고 하면 못 쓰는 운명으로 보고 궁합이 맞지 않은 것으로 정단한다. 이는 큰 잘 못이다. 원진은 자기중심적이고 모든 일에 횡포함이 있으니, 세운과 대운에 원진이오면 질병으로 고생하고 집 밖에서 어려운 일을 당하기 쉬우므로 조심하면 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원진을 남녀 구분 없이 지지가 자미, 축오, 인유, 묘신, 진해, 사술이면 무조건 원진이어서 안 좋다고 한다. 이는 순 엉터리다. 남녀의 원진은 순행(남자 양간지, 여성은 음간지)이냐 역행(남자가 음간지 여자는 양간지)이냐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면 남자 양년 생의 연지 인(寅)은 순행으로 인(寅)을 충(沖)하는 신(申)의 시계방향으로 첫 번째 지지인 유(酉)가 원진이다. 여성의 경우 반대로 양년 생 연지 인(寅)을 충(沖)하는 지지 신(申)의 반시계방향의 첫 번째 지지인 미(未)가 원진이다. 그리고 일원진은 60일 만에, 월원진은 5년 만에, 년원진은 60년 만에 오는데 이때 대개 실물수, 구설수, 질병, 다툼, 망신 등을 당하기 쉬우니 조심하면 된다. 궁합과는 전혀 상관없는 소리다. 또한 술사들이 흉하니 무조건 피하라고 하는 공망의 경우도 공망년과 공명일에 궂은일, 골치 아픈 일, 속 썩이는 일, 평소 꺼리던 일 등을 명식의 역용처럼 잘 활용하면 깨끗이 정리할 수 있는 길운이 된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부정을 부정하면 긍정이 되는 이치와 똑같다.

 사주나 풍수, 귀장술, 래정술, 성명학, 기문둔갑, 육효, 육임 등을 가르치려면 최소한 주역의 기본인 64괘의 괘상과 구성의 상의 정도는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주역과 구성의 기본조차 이해하지 못하면서 강의하는 것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런 강의를 열 번 들으면 어디다 써 먹을 건가. 나는 종종 역학책을 보다가 오류를 발견하면 저자에게 직접 전화해 정정한다. 엉터리로 배워 철학관을 개업하고 강의까지 해서야 어찌 제대로 된 운명 정단이 되겠는가. 답답한 상담자에게 내년이면 좋아질 거라는 식의 구릉이 담 넘어가는 희망적인 소리로 혹세무민하거나, 이론적 근거도 없는 엉터리 강의로 돈벌이에만 눈먼 역술인을 잘 가려서 상담하거나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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