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9:11 (토)
탱자나무 울타리
탱자나무 울타리
  • 이은호
  • 승인 2016.12.12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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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호
다섯 장의 하얀 토끼 귀

피고 있었다.

그리움은 내 키 두 배나 자라

겨드랑이마다 창과 검을 꽂고

이방인은 들어갈 수 없는

가시성을 쌓았다.

성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어 성이었다.

경계의 창끝을 높일수록

가시도 그사이가 아파

꽃봉오리 볼록볼록 눈을 비볐다.

봄비가 꽃잎 떨어진 가시 사이에

푸른 구슬 소리를 달 때

동네 아이들은 나뭇가지에

고무줄을 당겨 해를 쏘았다.

저녁 해가 떨어질 때

참새는 무리 지어 동네를 덮었다.

깔깔대며 모여드는 아이들 웃음소리

가시성을 잊고 있었다.

아버지 갈라진 발꿈치만 한

세월이 노랗게 익어갔다.

향기가 났다.

시인 약력

새시대 문학 등단

전 중앙여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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