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장의 하얀 토끼 귀
피고 있었다.
그리움은 내 키 두 배나 자라
겨드랑이마다 창과 검을 꽂고
이방인은 들어갈 수 없는
가시성을 쌓았다.
성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어 성이었다.
경계의 창끝을 높일수록
가시도 그사이가 아파
꽃봉오리 볼록볼록 눈을 비볐다.
봄비가 꽃잎 떨어진 가시 사이에
푸른 구슬 소리를 달 때
동네 아이들은 나뭇가지에
고무줄을 당겨 해를 쏘았다.
저녁 해가 떨어질 때
참새는 무리 지어 동네를 덮었다.
깔깔대며 모여드는 아이들 웃음소리
가시성을 잊고 있었다.
아버지 갈라진 발꿈치만 한
세월이 노랗게 익어갔다.
향기가 났다.
시인 약력
새시대 문학 등단
전 중앙여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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