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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기능성 소화불량증
[의학칼럼]기능성 소화불량증
  • 노동현
  • 승인 2016.12.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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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현 김해 갑을장유병원 과장 내과 전문의
 소화불량이란 용어는 널리 사용되지만 의료인 혹은 일반인에게 모두 아주 다양한 의미로 해석돼 정의는 물론이며, 소화불량증의 범주조차도 애매모호할 수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소화성궤양, 위장관 악성 종양, 위식도 역류질환, 담도 질환 등 그 인과관계가 뚜렷한 기질적 질환이 없으면서 만성적이며 반복적인 위장관 증상이 상부 위장관에 주로 발생하는 증상군을 일컫는다. 소화불량증은 흔한 질환으로, 일차 의료기관에 방문하는 환자 전체의 5% 정도를 차지하며, 일차 의료기관에서 3차 의료기관으로 의뢰된 소화불량증 환자 중 약 8~20%에서 기질적 질환이 발견되고 70~92%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복부 통증, 상복부 팽만감, 조기 만복감, 포만감, 오심, 구토, 트림 등의 상복부에 일어나는 다양한 증상들을 보이며 여러 가지 병태생리가 관여돼 다양한 증상양상을 보이는 이질적인 질환군이다.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기저 병태생리를 추정해 이를 교정해주는 약물들을 조합하는 치료가 효과적이다.

 생활습관의 개선 및 식이요법은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커피나 매운 음식, 고지방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과음과 흡연을 삼가며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을 권장한다. 식이요법의 원칙은 어떤 음식이 좋고 어느 음식은 해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마다 자기에게 잘 맞는 음식과 섭취하면 불편해지는 음식이 있으므로 일부러 남들이 좋다는 음식을 억지로 섭취하지 말고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먹고, 맞지 않는 음식은 금하는 것이 좋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궤양과 유사한 증상이므로 항궤양 치료에 준하는 위산분비억제제가 치료에 효과적이다. 위장관 운동촉진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치료에 효과적이며, 증상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 위장관 운동 촉진제의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두 종류의 운동 촉진제를 병합해 사용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히스타민 수용체 길항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치료에 효과적이다.

 국내에서는 서구에 비해 위암이 흔하고 발병 연령이 낮으며, 특히 우리나라는 내시경 비용이 저렴해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초기 접근방법으로 위내시경 검사가 효과적이다.

 헬리코박터 양성인 기능성 소화불량증에서 제균 치료는 일부 환자에서 증상호전을 보인다.

 점막 보호제는 일부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일부에서 위저부 이완제가 치료에 도움을 준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는 위의 팽창 자극에 대해 민감해 정상인과 비교해 낮은 자극에도 불쾌감이 유발되므로 내장 과감각 억제제가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불안 장애, 우울증, 신체화 장애 등의 정신과 질환이 동반돼 있는 경우 항우울제가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증상이 심하고,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정신 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매우 흔하고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만성적인 질환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의료 이용 자체뿐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기능 저하를 유발해 사회경제적으로 손실을 초래하므로 단순 소화불량이라고 방치하지 말고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을 추정해 이를 교정해주는 적합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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