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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에 칼춤 추는 언론
2016년 12월 18일 (일)
오태영 기자 oooh5163@naver.com
   
▲ 오태영 사회부 부국장
 필자는 누구 못지 않게 이번 국정농단사태에 분노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박근혜 게이트로 옮겨가면서 언론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가사의한 현상은 매우 우려스럽다. 아무리 어이없는 수준의 국정농단이라고는 해도 이럴 수는 없다 싶다. 거의 전 매체가 게이트 주역들을 때려잡는데 혈안이다. 진실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이런저런 조각들을 퍼즐 맞추듯이 억지로 꿰맞춘다. 국민의 뜻을 전한다는 이유로 시국집회를 생방송 중계하듯 방송한다. 시국집회 초기는 운집한 국민의 숫자를 주최 측 주장, 경찰추산으로 분리해 보도하더니 이제는 주최 측 주장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경찰추산을 보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듯 귀찮다는 듯이 빼버렸다. 침묵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보도하는 언론은 보기 어렵다. 무슨 무슨 시술이니 하며 말초적 흥미거리를 유발하는 것도 모자라 패널들을 불러놓고 낄낄거리기도 한다. 언론의 이런 보도태도는 너무나 생경스럽다. 일찍이 본 적이 없다. 국민여론, 국민의 여망이라는 이름 아래 술을 마시고 칼춤을 추는 듯하다.

 최근 한 종편의 면세점 특허제도 개선과 관련한 대통령 말씀자료 보도와 그 이후의 면세점 추가 선정과 관련한 타 언론의 보도는 이런 점에서 되짚어볼 만하다. 억지 퍼즐맞추기와 경쟁적 의혹부추끼기의 대표적 사례라 할 만하다. 이 방송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원 SK회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정부가 면세점 산업의 육성 등을 위해 시내 면세점 특허 제도에 관한 종합적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대통령 말씀자료’를 공개하면서 그 시기가 SK그룹이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111억 원을 지원한 이후라며 돈을 받고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중요한 한 가지를 빼먹었다. 지난해 11월 관세청이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을 선정한 이후 거의 모든 언론이 면세점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보도를 경쟁적으로 했다. 5년 한시적 특허면허는 중국,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면세점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면세점에서 탈락한 기존 면세점의 직원들이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됐고, 누가 면세점 사업을 장기적 안목으로 하려 하겠느냐며 정부의 책상머리 정책을 성토했다. 그 여파로 올해 3월 기재부가 면허기간 연장 등의 정책전환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대통령과 최태원 회장이 독대한 시기는 2월로 한 달 전이다. 그런 면에서 대가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언론에서 면세점 개선 요구를 경쟁적으로 한 이후였다는 말은 빼버렸다. 언론의 지적을 받아들인 정부를 최순실게이트가 터지자 의혹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면세점 추가 선정을 앞둔 언론의 보도태도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 거의 모든 언론이 재벌회장이 대통령과 만나 면세점 추가 선정 민원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 시점에서 정부가 무리하게 강행한다는 식이다.

 물론 종편의 보도가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설사 사실로 드러난다고 해도 전후 과정을 의도적으로 편집해 특정방향으로 몰아가는 이런 보도태도들은 곤란하다. 개인과 관련한 보도들도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려는 것이 언론의 일반적인 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중요한 시국에 퍼즐 맞추기식 보도태도는 사면초가의 궁지에 몰린 게이트 주역들이 감히 문제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건 마녀사냥이나 다름없다. 아니면 말고와 다를 것이 없다. 균형감각을 상실한 언론은 이미 언론이라고 할 수 없다. 추후 특검을 통해 보도됐던 의혹 상당수가 허위라고 밝혀지질 때 국민들이 안게 될 허탈감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국민을 배반한 대통령만큼이나 언론도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질타를 받을지 모른다. 벌써부터 외국의 언론들은 우리를 깔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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