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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은 시대적 사명과 순리
2016년 12월 19일 (월)
이태균 7618700@kndaily.com
   
▲ 이태균 칼럼니스트
 우리 속담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라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 결의돼 직무가 중지돼 있는 가운데 특검수사와 함께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에 대한 심판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나라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국정농단 사건이다. 그러기에 그동안 정치권 특히 야당이 줄기차게 대통령 한사람에게 권력이 독점됨으로써 발생하는 친인척 비리, 부정부패 방지와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한 개헌은 필수라고 외치지 않았던가. 야권에서 대선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김부겸 의원도 최근 방송 인터뷰를 통해 개헌은 민심이요,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으로 민심이 동요하는 이때가 가장 개헌에 좋은 시기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9대 국회 때부터 개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높아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면서 개헌론에 불을 지피기도 했으나, 박근혜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을 통한 경제살리기, 공무원과 국민연금 개혁, 4대 개혁입법 추진 때문에 개헌은 동력을 상실하며 19대 국회 임기를 마치고 말았다. 개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민과 정치권의 최대이슈가 된 지는 오래됐다. 사실 지난 1987년 제5공화국 헌법 이후 30여 년이 흘러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분야가 크게 변화해 지금의 헌법이 국민의 시대적 욕구와 정서를 담지 못해 개헌이 절실함은 대다수 국민이 공감하는 바가 아닌가.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월에 국회 시정 연설에서 제안한 개헌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광화문광장에 모여든 촛불에 묻혀버리면서 추진력을 상실한 채 오직 대통령 탄핵과 하야라는 성난 일부 국민의 목소리만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그렇게도 대통령제 병패를 부르짖으며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분산을 통해 우리 정치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야당은 이제 와서 개헌은 시기상조라며 자가당착(自家撞着)을 하고 있어 문 전 대표와 제1야당의 진심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헷갈린다.

 문 전 대표는 개헌이 왜 시기상조인지에 대해 견강부회식이 아닌 국민에게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야권의 다른 후보들이 대선 이전에 개헌이 순리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끝나려면 시간이 얼마 걸릴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나 대략 4월경 전망이 대세다. 그렇다면 우리의 헌정사를 되돌아볼 때 2개월여 만에 개헌을 한 전례도 있거니와 특히 19대 국회 때 준비된 개헌안도 있거니와, 더욱이 대통령제가 낳은 문제점 때문에 국민 다수가 희망하는 개헌의 핵심은 대통령의 권한분산을 할 수 있는 제도임은 상식이지 않은가.

 이번에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 대통령을 선출함으로써 차후에는 대통령 한사람에게 권력과 권한이 집중돼 국가적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그러기에 개헌은 대한민국이 요구하는 시대적 사명이요 국민의 의무다. 무슨 군소리가 필요한가. 국민이 눈여겨봐야 할 것은 역대 정부가 개헌이 겉으로는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했지만 실상은 기득권세력의 욕구에 맞는 개헌을 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문 전 대표도 아전인수식으로 자신의 대권가도에 대한 유불리를 따져 개헌반대를 주장하는 것이라면 국민의 저항을 받게 될 것이며, 나아가 대선에서 국민으로부터 외면 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문 전 대표가 차기 대선후보로 선두자리를 달리고 있는 것은 여론조사밖에 없다. 여론이란 것은 생물과 같아 나날이 변화된다. 특히 우리 국민의 냄비근성 때문에 지지율은 언제 변할지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눈앞의 유불리에만 집착하지 말고 개헌에 대한 대승적인 지혜를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대선 기간에는 자신의 임기 중에 개헌을 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대부분 말을 바꾸면서 개헌하지 않고 임기를 마쳤다. 이러한 선례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문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헌하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면 이것은 국민을 또 한 번 우롱하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심판이 결론 날 때까지 대한민국은 국정 효율과 대통령제로 인한 폐해를 개선할 수 있는 최선책인 권력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해야 하는 것이 역사적 요청이요, 시대적 사명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혼란까지 겪고 있으면서 이런 것을 방지하고 개선하기 위한 개헌을 주저한다면 자가당착이다. 이제 개헌은 시대적 사명과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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