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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ㆍ사 갈림길 경남보수 정치 지형은
2016년 12월 25일 (일)
박재근 기자 jkpark@kndaily.com
   
▲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산사(山寺)나 광장에서나 간절함으로 촛불을 밝힌다. 촛불은 자신을 태워 세상의 어둠을 밝혔기에 켜 드는 순간 어둠은 설 자리를 잃는다. 어둠 속에 묻혀 있던 것들이 조금씩 제 모습을 찾고 어둠에 가려져 있던 진실도 드러난다. 2016년도 다하는 가운데 광장의 촛불로 국정농단이 켜켜이 드러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치권은 요동친다. 분당사태를 맞은 새누리당은 가짜보수와 진짜보수를 가려 세력재편에 나서야 하는 화급한 시기다. 때문에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거취에 이목(耳目)이 쏠린다.

 홍 지사는 도정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보수의 아이콘’이기에 더 주목받고 있다. 주목받는 이유는, 분당에 대한 입장표명을 않고 있는 홍 지사의 거취에 따라, 경남 정치개편의 촉매가 돼 새로운 보수 세력화에 대한 기대다. 이는 중앙정치의 재편으로까지 이어져 새로운 보수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수반되는 엄청난 파급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남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TK(대구ㆍ경북)나 세(勢)가 센 부산과는 달리 홀대받은 감정이 녹아있는 가운데 분당사태를 맞았기에 더 절박하다. 정치적인 면에서 경남 출신 국회의원의 탈당과 함께 강력한 리더십이 부재인 상황이어서 도내 단체장과 광역의원 등이 홍 지사와 함께 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를 통한 경남의 정치구도 재편은 필연적인 상황이다.

 경남 출신 국회의원 중 친박이라지만, 진주ㆍ논개정신을 모독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받거나, 역설적이지만 인적청산이 요구되는 8적에도 끼지 못하는 홍위병 같은 초선 등 그 면면이 시답지 않은 여론을 감안하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혁신과 변화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지지와 함께 블랙홀처럼 여타 보수 세력을 흡수, 중앙정치 재편의 시발점이 될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경제적인 면에서 국가경제는 벼랑 끝에서 양극화로 치닫는데 비해 경남은 항공우주 및 기계, 부활을 꿈꾸는 조선산업 등이 국가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고, 복지패러다임의 변화로 빈부격차도 줄이고 있다. 또 50년 미래를 위한 신성장산업 현실화 등 취임 이후 시행한 다양한 정책성공은 다소간 논란에도 도정사상 유례가 없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국민들에게 지방정부의 성공이 국가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에 충분하다.

 폐족(廢族)이나 다를 바 없는 처지임에도 그들이 ‘혁신과 통합을 위한 보수연합’이라는 등 좋은 수식어는 다 갖다 붙여 선점하는 바람에 가장 큰 피해자는 이 땅의 진정한 보수다. 5적이니, 8적으로 불려 청산대상으로 지목받고도 되레 배신을 입버릇처럼 말하는 등 보수 가치를 훼손하고 보수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려 진짜보수를 위한 재편이 절실하다.

 때문에 그가 이끄는 새로운 보수에 대한 지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보수와 중앙정치의 재편은 가속화 될 것이다. 필리핀과 미국에서 ‘아웃사이더’라 불린, 두테르테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를 보면서 이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 홍 지사는 그동안 SNS를 통해 보수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명확한 방안을 제시해왔다. 또 다양한 정책성공은 도민들과 도내 정치권은 물론 많은 보수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아 정치재편의 중심에 선 상태다. 이 지경에도 4ㆍ13 총선 때의 무자비한 계파 패권주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무분별한 방패막이 행태, 호위무사도 아닐진대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인 옹호 등에 비춰 계파를 해체하고 자숙하는 게 마땅한데도 더 나댄다. 세(勢)와 조직을 앞세워 당을 쥐락펴락하는 게 현실이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전에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보수가 둘로 나눠지고 내년 조기 대선은 진짜보수와 가짜보수 중 누가 살아남느냐의 문제만 남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실망과 분노도 크지만 아직도 보수층은 진정으로 보수의 가치를 가진 정당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그 정당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주위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한 정치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공자는 ‘허물이 있거든 고치는 것을 꺼리지 말라’고 했다. 보수가 분당사태를 맞아 위기에 빠졌지만, 과거의 실수를 인정하고 빨리 잘못을 고쳐야만 풍전등화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여론과 민심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지도 자성해야 한다. 그런데도 국정농단에 대한 일말의 책임은커녕, 주장만 더할 뿐이다.

 하지만 병신년(丙申年)도 다하는 31일, 10번째 촛불이 광장에 타오른다. 하수상한 것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는 의혹들로 인해 아직 어둡기 때문에 꺼지지 않는 희망을 불태우다 보면 언젠가 보일 ‘길’을 기대해서다. 따라서 정치권은 누가 가짜보수와 진짜보수인지를 하루빨리 가려 솎아내야 한다. 이를 통해 경남정치권도 세력재편의 급격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또 보수ㆍ진보 모두가 파이를 키울 수 있는 토양이 경남인 탓에 세 대결은 피할 길이 없다. 그 결과는 내년 19대 대통령선거를 포함해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 전개될 ‘3대 빅 이벤트’에 적잖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보수의 아이콘’인 홍준표 경남지사의 처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2016년도 다한다. 2017년 새해 정유년(丁酉年)은 ‘붉은 닭의 해’다. 새벽을 밝히는 신통력을 지닌 닭인 만큼, 새해에는 진짜보수와 진짜진보가 함께 고민하는 협력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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