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 지어 달리고 달려
절 마당에 도착한 남풍
예불소리 경청하고 있다
몰운대 단숨에 건너뛰고
벌판 가로지른 수월찮은 거리인데도
결가부좌하고 조용히 숨 고르고 있다
명부전에 누워있는 수로 황옥
이천 년 한잠 깨우지 않으려고
깎듯이 예의 지키는 태도를 보니
심성 착한 바람인 걸 알겠다
대웅전 부처님도 바깥 사정 알고
빙긋이 만족한 웃음 머금고 있는데
사미승 마당에 나와 싸목싸목
어지럽게 널려 있는 바람조각들
대빗자루로 쓸어 담고 있다
시인 약력
시인
한글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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