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2:20 (목)
은하사에서
은하사에서
  • 이병관
  • 승인 2016.12.26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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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관
무리 지어 달리고 달려

절 마당에 도착한 남풍

예불소리 경청하고 있다

몰운대 단숨에 건너뛰고

벌판 가로지른 수월찮은 거리인데도

결가부좌하고 조용히 숨 고르고 있다

명부전에 누워있는 수로 황옥

이천 년 한잠 깨우지 않으려고

깎듯이 예의 지키는 태도를 보니

심성 착한 바람인 걸 알겠다

대웅전 부처님도 바깥 사정 알고

빙긋이 만족한 웃음 머금고 있는데

사미승 마당에 나와 싸목싸목

어지럽게 널려 있는 바람조각들

대빗자루로 쓸어 담고 있다

시인 약력

시인

한글문학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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