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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헤어짐 속의 다짐
2017년 01월 01일 (일)
표금자 7618700@kndaily.com
   
▲ 표금자 경남서부보훈지청 보훈섬김이
 어르신들과 함께한 지가 벌써 3년이 다 돼 간다.

 처음 만났을 땐 서로 어색해서 잘 부탁한다며 인사 나눴었는데 지금은 이제 오나 저제 오나 기다리는 돈독한 사이가 됐다.

 김씨 어르신 부부.

 할머니가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다. 보이지 않는 눈 때문에 손으로 더듬으며 생활하시는데 할아버지께서 얼마나 살뜰히 할머니를 챙기시는지 가진 것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 주시고 계신 분들이다. 할머니께서는 눈은 보이지 않지만 손끝으로 청소해 놓은 방바닥을 만지면서 청소 상태를 확인하시고 "표 선생이 청소하면 매끈매끈하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마치고 나올 땐 꼭 따라 나오셔서 선생님 덕에 산다 하시면서 항상 고맙다고 인사해 주신다.

 미용사 자격증이 있어 할머니의 머리를 깎아드리면 할아버지께서는 "표 선생보다 머리를 잘 깎는 미용사를 본 적이 없다"고 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주상면에 사시는 이씨 어르신은 자녀분들이 애써서 만들어 준 반찬은 입에 맞지 않는다며 잘 드시지 않으시고 내가 해 주는 건 뭐든지 맛있다고 하시면서 자식들한테 잘한다고 자랑을 하셔서 자녀분께서 감사하다고 직접 전화를 주시곤 한다. 할아버지께서는 귀가 잘 들리지 않으셔서 이것저것 물으시면 나는 할아버지를 배려해서 큰소리로 대답을 하는데 한 번씩 할아버지께서는 "왜 화를 내냐?"고 오히려 나한테 소리를 치시곤 하시지만 그럴 때면 화가 나기보다는 웃음이 먼저 난다.

 귀는 잘 들리지 않으셔도 혼자 놀러도 다니고 하셨는데 나이 앞에 장사 없다고 하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올 초부터 할아버지께서는 조금씩 아프시더니 지금은 나의 방문만으로는 모자라 주 5회 요양보호사 서비스를 받으시게 되면서 보훈청 지원은 중지가 됐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건 어르신들께서 연세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회복이 잘 되지 않아 노인병원에 장기 입원을 하시기도 하고, 치매로 혼자 생활이 어려워 요양원에 가시기도 하고, 폐렴 등으로 인해 돌아가시기도 한다. 그럴 때면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고 그날 하루는 온종일 그 어르신의 모습이 떠나질 않는다.

 나하고의 인연이 다 돼 보낸 어르신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기에 현재의 어르신들을 조금 더 진심으로 대하게 되고 조금 더 잘 해 드리려고 노력을 하게 된다.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을 방문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항상 생각한다.

 "우리 아버님, 어머님! 항상 건강하고 즐겁게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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