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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은 있다”… 공정ㆍ정의가 살아나길…
2017년 01월 01일 (일)
오태영 기자 oooh5163@naver.com
각 분야 전문가들은 새해가 혼란과 격동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수주의적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경향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미ㆍ중간의 대결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는 최순실게이트로 시작된 국정혼란과 대선이 겹치면서 기존의 질서와 새로운 욕구가 충돌하는 혼돈의 시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 전반적으로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영란법과 대규모 기업구조조정으로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소비도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가계 빚은 예상되는 금리 인상과 더불어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현실적 뇌관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개인들은 때로는 도전하고 때로는 응전하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끊임없이 모색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올해 우리 사회를 위기와 기회라는 두 키워드로 전망했다.
   
▲ 세월호 인양 작업 현장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후 아직까지 세월호가 인양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세월호는 우리 사회의 아픔과 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1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해역에서 인양작업 중인 중국 업체의 바지선이 정박해 있다.

<위기>

담보대출 급증 서민 가계 폭발 직전
수저 계급론ㆍ헬조선 등 분노 표출
주택 공급 과잉ㆍ저출산 미래 위협

<기회>

가치대립 격돌 속 희망 불씨 피우기
공정한 출발 보장 젊은이에게 웃음
도전ㆍ응원 새로운 삶의 방식 정착

 지금까지 한국사회를 떠받쳐 온 두 기둥은 경제와 안보다. 그러나 새해는 이 두 기둥이 중대한 도전을 받게 된다. 전통적 제조업이 누적된 위기를 겪으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의 칼날 앞에 설 날도 멀지 않았다. 중국의 패권주의가 더욱 강화되는 시점에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등장으로 한미동맹이 가치 중심에서 이익 중심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면서 안보에 대한 믿음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는 더욱 커졌다. 지난 2011년 1천조 원이던 가계 빚은 최근 1천300조 원이 됐다. 미국발 금리 인상은 현재 1.25%인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2년 새 3%p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금리가 1%p 오르면 가계 빚 이자만 한 해 9조 원이 늘어난다.

 공급 과잉인 주택 시장도 시한부 폭탄이다. 집값이 급락하면 가계 빚이 몰고 올 파국은 메가톤급이 될 수밖에 없다. 1천조 원을 넘어선 나라빚도 문제다. 경제위축과 나라빚이 가져올 재정부담은 우리 사회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아킬레스건이다.

 이런 가운데 취업절벽과 마주한 청년들과 노후를 대비하지 못한 노ㆍ장년층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 취업 시장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10명 중 6명은 취업 시장 전망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61%) 3명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33.5%)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은 1.7%에 불과했다.

 20대는 청년 취업난 해결을 위해 가장 노력해야 할 부분으로 ‘대기업ㆍ중소기업, 정규직ㆍ비정규직 이중구조 해결’ (50.1%), ‘대기업(공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 청년채용 확대’ (23.6%), ‘경기회복에 역점’ (18.7%), ‘적극적 취업 지원정책 확대(취업교육 및 일자리 소개)’ (7.6%)순으로 언급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청년들이 취업난 해결을 위한 정책 우선순위로 대ㆍ중소기업 간-정규직ㆍ비정규직간 이중구조 해결을 지목한 대목이다. 정부와 사회가 조속히 해답을 내놓지 못하면 이들 계층 간 갈등이 격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는 양극화는 수저 계급론, 헬조선이라는 말에서 보여지듯 청년층의 분노로 표출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공식 발표한 2015년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0.295로, OECD 31개국 중 19위다. 심한 수준이라는 0.4보다 낮고 호주, 뉴질랜드보다 낮은 수치다. 그러나 이 수치를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표본과 기초자료에 문제가 있다. 실제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나타난 지니계수는 지난 2015년 기준 0.380이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공식 지표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일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양극화에는 고도산업사회가 될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도 한몫한다. 첨단기술과 혁신능력이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예전보다 훨씬 높은 산업으로 이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벼랑에 선 청년들과 비정규직들이 이런 진단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좌파들은 혁신보다는 왜곡된 인력시장을 통해 기업이익을 창출하고 노동을 착취한다고 보고 있다.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해와 납품단가 후려치기는 이런 인식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비정규직은 우리나라의 양극화를 고착시키는 원흉으로 지목된다.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일부 정규 귀족노동자의 삶의 질을 다수 하위노동자의 희생으로 지탱하는 구조다. 이런 진단이 가능한 것은 노동생산성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지난 2000년을 100으로 볼 때 지난해 103.2로 5년간 거의 제자리 걸음 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봐도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떨어진다. 지난해 OECD 평균 노동생산성을 1로 볼 때 우리나라는 0.8이다. 멕시코, 칠레, 터키, 헝가리, 그리스 등과 함께 노동생산성 하위권 국가다. 낮은 노동생산성을 비정규직의 희생으로 떠받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해법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없는 상태다. 중산층을 복원해야 한다는 원론만 있을 뿐 각론에서는 각계의 이해가 첨예하다. 성장과 복지의 균형점에 대한 의견 접근도 이뤄지지 못했다. 경제민주화니, 동반성장이니 포용적 성장이니 하는 모호한 개념만 들릴 뿐이다.

 저출산은 우리의 미래를 직접 위협하는 요소다. 지난 2015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5명, 2005년 1.08명으로 세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10년 동안 150조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출산율은 제자리걸음이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2017년부터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급속한 노령화로 오는 205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이 저출산 극복의 마지막 골든타임이고는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3차 저출산 대책은 아무런 반향이 없다.

 한강의 신화는 저물어 가고 위기는 고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 새해 첫날, 시원한 출발새해는 우리 사회에 고른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위기가 곧 기회일 수 있듯이 젊은이들에게 공평한 출발이 보장되는 사회가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1일 대전 갑천변에서 열린 2017년 맨몸 마라톤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극대화하는 불확실성, 시작되는 정치의 계절

 사방이 온통 절벽뿐인 상태에서 올해는 하필 일찍이 보지 못한 정치의 계절을 맞는다.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은 우리나라를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리게 된다. 이번 대선은 작게는 보수와 진보, 크게는 기존질서를 유지하려는 쪽과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는 쪽 간의 첨예한 갈등이 예고돼 있다. 청년들에게는 공정한 출발을, 약자에게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도전의 기회를, 기득권층에는 안정을 약속해야 하는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우리나라 미래 얼개의 큰 그림이 그려진다고 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대선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흙수저론과 헬조선이라는 자기비하적 세태를 어떻게 극복해 낼지 정치권이 답을 내놔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번 탄핵정국은 ‘부모 재산도 능력이다, 너희 부모를 원망해라’는 망언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노한 청년들은 최순실게이트가 던진 ‘공정’과 ‘정의’라는 화두를 어떻게 수용하고 정책에 담는지 지켜보고 있다.

 국민들은 불안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양극화하는 사회의 간극을 좁히는, 그러면서도 증폭하는 안보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양보할 수 없는 가치들이다.

 올해는 이러한 가치들이 첨예히 대립하고 격돌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욜로 라이프… 변화되는 삶의 방식

 새해 가장 주목할 만한 트렌드로 꼽히는 것은 “믿을 건 나밖에 없다, 후회 없이 살자”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고 국가가 사회가 더 이상 울타리가 돼줄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은 자신이 주인이 돼 후회 없이 살자는 것이다. 한 번뿐인 삶이니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후회 없이 살자는 삶의 방식이 바로 최근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욜로 라이프(Yolo: You Only Live Once)다. 국가 안전시스템의 오작동,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 상사화된 지진사회가 정부불신과 겹쳐 이런 삶의 방식을 재촉할 것이라는 것이다.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나만의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변화가 시작된 탈 브랜드 중심의 소비패턴도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입혀 업그레이드한 B+프리미엄이 등장하고 픽미(PICK-ME)세대, 1인 세대, SNS를 통해 인증하고 소통하는 ‘1코 노미’ 문화도 더욱 삶의 중심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체험경제인 VR, AR의 발전, 소리 없이 생활 속에 파고드는 사물인터넷 중심의 컴테크 확산도 주목된다. 소유보다는 향유, 공유경제 등 소비자가 만드는 수요중심의 시장도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패턴은 성장보다는 생존에 초점을 맞춘 패션업계의 이해와 맞물려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10만 원 전후의 남성 정장, 애슬레져 상품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저가의 트렌디한 아이템들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핵가족화, 나 홀로 세대를 겨냥한 간편식 시장의 팽창 속도도 여전할 전망이다.

 주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수도권에서 흥행에 성공한 뉴스테이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올해 뉴스테이 공급물량을 2만 2천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미래 유망직업도 생겨나고 있다. 정부가 선정한 미래직업 10개는 공공조달시장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공공조달지도사를 비롯해 원격진료 코디네이터, 의료정보관리사, 자동차 튜닝 엔지니어, 곤충컨설턴트, 할랄 전문가, 스마트팜구축가, 사물인터넷전문가, 핀테크 전문가, 증강 현실전문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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