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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 또 속고 철수하려나
2017년 01월 02일 (월)
이태균 7618700@kndaily.com
   
▲ 이태균 칼럼니스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고 있어 그의 대권가도에 찬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친노와 친문들이 장악한 철옹성인 민주당 호랑이굴에 호랑이를 잡기 위해 들어간다면서 합당을 선언했던 안철수 전 대표는 호랑이밥이 된 채 철수만 거듭하고 말았다. 필자는 본지 2014년 3월 13일 자 ‘안철수 의원이 택한 승부수’ 제하의 칼럼을 통해 이를 예견한 바 있다. 그리고 재작년말 새 정치를 구현하겠다고 더불어민주당을 박차고 나간 후 안 의원은 국민의당을 창립했지만 출생부터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

 패거리 정치와 지역 정서를 없애고 새 정치 구현을 실현하겠다고 외치면서도 그는 구태의연한 호남 정서를 등에 업고 그 나물에 그 밥인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탈당파 의원을 중심으로 국민의당을 꾸린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행보였다. 그가 4ㆍ13 총선을 앞두고 당 소속 국회의원의 부정사건과 관련해 2선으로 물러나 있는 동안 국민의당은 사실상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까지 겸직하며 원맨쇼하는 1인 천하의 당이 되자 심지어 호남의 동료의원들마저도 통반장을 겸직한 박지원 의원의 행보에 일침을 가한 바 있다.

 박지원 의원이 과연 새 정치를 구현하는 정당의 대표감인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으로 햇볕정책 신봉자이며 북한에 소위 말하는 퍼주기 정책 주도자 중 한 사람으로 정책지양부터가 안 의원이 생각하는 구상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국가안보를 위한 사드 배치나 북한 핵 개발의 원천이 된다고 박근혜 정부가 폐기한 개성공단 문제를 두고도 현 정부와 정반대의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안 의원과도 견해 차이가 많은 것이 사실 아닌가.

 그런데 그는 국민의당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내려놓자마자 오는 15일 실시될 새 대표 선출에 출마를 선언했다. 물러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당권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하는가. 최근 국민의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박 전 원내대표의 책임이 제일 크다. 주지하다시피 그는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야당과의 공조에 엇박자를 내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협조를 들먹이며 지난해 12월 5일로 결의안 상정을 미루다가 성난 촛불민심과 야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탄핵결의안 상정을 연기할 것라고 밝힌 그 날 밤에 항복을 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국민의당이 외면당해 당 지지율도 크게 주저앉고 말았다. 안 전 대표는 줄기차게 탄핵을 즉시 결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박 전 원 대표의 이러한 행동을 막지 못한 것인가. 가장 큰 이유는 안 전 대표가 호랑이 이빨을 감춘 박 전 원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호남지역 의원들에 포위된 토끼와 같은 신세이기 때문이 아닐까.

 오죽했으면 수만 통의 휴대폰 메시지와 전화를 박 전 대표가 감당 못해 번호까지 변경했겠는가. 그의 잘못된 판단은 국민의당 운명을 바꿔버린 것이다. 백번 사죄하면서 백의종군을 선언해야 마땅함에도 그가 또다시 당권을 잡겠다는 진정한 이유가 뭔지 아리송하다.

 지금 국민의당은 안철수 의원이 국민당을 창당하면서 주장한 새 정치에 대한 구상이나 정책이념이 부각되지도 못하고 그러한 것을 담으려고 시도하지도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 의원이 최근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쓴맛을 본 것을 큰 교훈으로 삼아 획기적인 제도개혁과 새로운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바란다. 지금의 국민의당 구성원으로는 구태를 벗어나기도 어려울뿐더러 국민에게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겠다고 말할 처지도 아니다. 새로운 비전을 보여줄 만한 정책도 없고 인물도 없으면서 무슨 새 정치 타령을 계속하고 있는가.

 원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다. 국민의당 대주주인 안 의원이 힘없는 뒷방의 시어머니 신세가 돼서는 2017 대선은 물 건너 간 거나 마찬가지다. 자신이 창당의 주역이고 대주주인 정당에서 비전 있는 정책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특정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금의 국민의당은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다. 하물며 원내대표와 당 대표가 호남인들로 구성된다면 무슨 변명을 하더라도 국민의당은 호남당이 될 수밖에 없다. 구성원들도 호남이 절대다수고 두 대표마저 호남 출신이면 이것이 호남당이 아니고 무슨 당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호남을 다 얻는다고 해도 대권 승리자가 될 수 없음은 안 의원이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이제 안 의원과 국민의 당은 더 이상 새 정치로 포장만 하고 알맹이와 비전없는 정책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

 안 의원이 진정으로 대선에 도전할 의지가 확고하면 발상을 전환해 국민에게 비전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집안부터 정리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만든 국민의당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하면서 5천만 대한민국의 최고 리더가 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안 의원은 4번이나 양보하거나 철수했으면 됐지 또 속은 후 철수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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