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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와 거지 공통점 많아
2017년 01월 02일 (월)
송종복 sojobo@hanmail.net
   
▲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 (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대학교수와 거지의 외형적 공통점을 말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러나 그 두 직종을 비교하면 참으로 절묘한 공통점이 많다. 다만 재미 삼아 비교해 보고, 그 재미 속에서 두 분야의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의미를 찾아, 비교ㆍ유추하니 20여 가지나 되는 공통점을 말할 수 있다. △이들은(교수와 거지)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다. 교수는 강의에 배당된 시간만 찾아가면 되고, 거지는 배가 고프면 찾아 나서면 된다. △이들은 월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뛰는 만큼 많이 번다. 교수는 특강을 하거나 책을 출판해 월급 이외 수입이 많을 수 있으며, 거지 역시 뛰는 만큼 수입이 올라간다.

 △이들은 항상 뭔가를 들고 다닌다. 교수는 책가방이나, 강의 또는 연구 준비물을, 거지는 깡통을 들고 다닌다. △이들은 신분의 차가 없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간다. △이들은 직장 얻기는 어렵지만 일단 되고 나면 밥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이들은 일단 직장을 잡고 나면 이직이나 전직은 하지 않는다. △이들은 둘 다 혼내 주면 겁을 잘 먹고, 시키면 말 잘 듣는 점도 있다. △이들은 지난해에 한 말 또 한다. 교수는 자기 전공 영역이 확연하게 구분돼 있어서 한 번 가르친 내용은 해가 바뀌어도 가급적 그대로 쓸 때가 많다. 거지는 구걸할 때 사용하는 말과 구걸 방식이 이전과 비교해 별다른 게 없다. △이들은 항상 말을 하며, 그 대가로 해서 먹고 산다.

 △이들은 남들에게 주로 대접만 받고 살지 상대를 대접할 줄 모른다. 교수가 밥을 살 때는 거의 없다. 거지가 밥을 사거나 남을 대접하는 일은 더욱더 드물다. △이들은 보통실력으로는 아무나 못 한다. △이들은 남보다 투철한 직업의식이 있다. △이들은 직장비법을 자식에게도 안 가르쳐 준다. △이들은 둘 다 전문직이다. △이들은 남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산다. 교수는 자기가 원하는 연구만 하면 되고, 거지는 자기 삶만 추구하면 된다. △이들은 낭설을 해도 관계치 않는다. 교수는 누가 봐도 엘리트이기에 틀린 말 해도 그냥 넘어간다. 거지의 말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이들은 주로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학생들은 학점에 구애되니 싫어하고, 거지는 달라고만 하니 사람들이 싫어한다. △이들은 사람들이 피한다. 교수 앞에서 잘못 말했다가 망신당할까 봐 슬슬 피하고, 거지는 냄새난다고 슬슬 피한다. △이들은 한 가지 방법을 연구해서 평생 써먹는다.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편한 직업이다. 한번 직업에 빠지면 절대 다른 건 하기 싫은 하는 직업이다. △이들은 둘 다 입만 가지고 벌어먹는 직업이다. △이들은 둘 다 주는 대로 받지만, 돌아서면 군말(불평)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은 둘 다 공짜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선 거지나 교수 모두가 그리 편한 직업은 절대 아닐 것이다. 되기는 힘들어도 되고 나면 만고강산. 그게 우리나라의 대학교수고, 거지 또한 그렇다. 혹자는 대학교수 되기 힘든 건 이해하겠지만 거지 되기가 뭐 어렵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모르고 하는 소리. 거지는 돈 없고 가난하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얻어먹기가 정승 하기보다 힘 든다’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을 털어버린 채 정신이 자유로워져야 가능하다.

 대학 교수들만큼 폐쇄적인 집단도 없을 것이다. 선후배로 묶여 있을 뿐 아니라 학연과 사제간 커넥션으로 거의 학문적 마피아를 방불케 한다. 패거리를 형성해 끼리끼리 싸고도니까 학문적으로 비판도 제대로 못 해, 비리가 있어도 고발도 못 해, 결국 경쟁력이 저하되고 안으로 곪아가는 거다. 우리나라의 대학경쟁력이 형편없는 것도 그런 것들과 무관하지 않다. 시간강사(자칭 외래교수, 겸임교수라 하나 정식교수가 아님)의 처우 개선 따위로는 죽도 밥도 안 되고, 여론의 지지도 못 받는다. 대학교수와 거지는 공통점이 없어져야 한다. 그게 제대로 된 사회의 대학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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