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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사랑 35년
2017년 01월 02일 (월)
김병기 7618700@kndaily.com
   
▲ 김병기 김해중부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경위
 목욕탕에 갔다 온 아내가 걱정을 한다. 타고 오던 자전거 앞바퀴가 갑자기 펑크가 나 끌고 왔다며 고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하며 하소연한다. 잘 오다 속도가 없어 보니 바람이 빠져 힘이 들더라며…. 목욕탕 근처에 살다가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온 지 1년이 넘었건만 아내는 다니던 목욕탕 물이 좋다며 처음에는 걸어서 다녔다. 운동 삼아 다니는 길이라고 하지만 거리가 있어 자전거 타기를 배우도록 하자 아내는 보기보다 겁이 많아 주저하더니만 요즘은 한 손을 놓기도 한다며 은근히 자전거 타기를 배우기 잘했다고 친구들에게 자랑도 한다.

 내 고향은 밀양 초동 차월 날끝이다. 초등학교는 마을에 있어 대포 탄피로 만든 종소리를 듣고 가도 되지만 조선조 대학자 춘정 변계량 선생 생가 근처인 중학교는 십 리 밖이라 자전거를 배워 타고 다녔다. 짧은 다리에 맞춰 아버지가 자전거 안장을 낮춰 줬기에 또래 친구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3년을 타고 다닌 탓에 자전거 부품도 그릴 수 있다. 봄ㆍ가을 운동회에 10m 천천히 타기와 1㎞ 경주에 참가해 우승도 했기에 고향을 떠난 고등학교 등과 군 복무를 빼면 31년 출ㆍ퇴근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전거와 함께했다.

 찬바람이 이는 날이라 미적 하다 펑크 수리 장비를 챙겨 들고 마당에 나갔다. 먼저 앞바퀴 상태를 살피니 날카로운 유리가 한군데 박혀 있어 제거한 후, 무시 고무를 보니 괜찮아 튜브를 빼내 공기를 채워 준비한 물 대야에 넣자 이내 거품이 일었다. 마른 헝겊으로 튜브 물기를 닦고 줄톱으로 부드럽게 한 후 고무풀을 발랐다. 고무풀이 어느 정도 마른 후 땜질용 튜브를 붙여 압력을 가했다. 지켜보던 아내가 “퇴직해도 먹고 살길이 있겠네” 한다. 자전거 수리점에 가면 3천원인 데 이걸로는 아니 되고 중학생일 때보다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말했다.

 고유가로 온 나라가 허리띠를 졸라맬 때는 자전거 열풍이 불더니만 요즘은 시들해졌고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가끔 자전거를 탄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내가 타는 자전거는 국민 자전거라 불리는 노인들이 타는 것이라 18만 원인데, 젊은이들이 타는 자전거는 몇백만 원도 있다. 언젠가 사무실에 자전거를 들고 온 직원이 있었다. 워낙 고가이다 보니 밖에 두기가 염려스러워 아예 곁에 두기 위해서라니 휴대폰 증후군에 버금가는 자전거 증후군에 다리 밑 거지 아들 생각이 난다. 남들이 쳐다보지 않는 자전거를 타면 될 것을 하면서도 자전거 애착에 혀를 둘렀다.

 며칠 전 비 오는 날. 바닥이 미끄러운 곳을 지나다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한 손에 우산을 들고 조심해 회전을 했는데 자전거가 한쪽으로 쏠리며 넘어져 중심을 잡았지만 다리에 생채기가 생겼다. 공원 농구장이라 본 사람은 없지만 차량 왕래 빈번한 도로였다면 큰일 날 뻔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전거 타기도 나이를 먹나 보다. 노란색 잠바를 아들이 사 왔다. 눈에 잘 띄게 자전거를 타는 아버지에 대한 염려라 고마웠다. 도로에 자전거 통행표시가 돼 있지만, 이보다 보도와 도로와의 이어짐이 원만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아침 공기가 제법 차갑다. 자전거 페달을 밟을 힘이 남아있는 한 아내와 나의 자전거 사랑은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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