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4:24 (금)
“누가 예술가, 질문 공유하고 싶어요”
“누가 예술가, 질문 공유하고 싶어요”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7.01.15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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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아크 보고전 김민혜 작가 인터뷰
▲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 7기 입주작가들의 레지던시 보고전에 ‘지속 가능한 구조의 예술’ 작품을 낸 김민혜 작가.
 “누가 예술가일까요?.”

 김민혜 작가가 던진 화두는 가벼운 무게의 것은 아니었다.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이하 미술관)을 방문해 김 작가를 만나는 시간을 지난 10일 가졌다.

 미술관은 오는 30일까지 큐빅하우스 갤러리 5, 6에서 세라믹창작센터 7기 입주작가들의 레지던시 보고전을 선보이고 있다.

 보고전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김 작가의 ‘지속 가능한 구조의 예술’이란 이름을 단 작품은 첫인상부터 인상적이었다. 영상물, 도자기, 벽에 걸린 텍스트가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

 두 화면으로 대비돼 틀어놓은 듀얼 채널 비디오 내용은 이렇다. 작가는 원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재료비를 마련한다. 그 재료비는 전공과 무관한 노동(영어학원 취직 후 수업교재를 만드는 등)으로 공수된다. 벌어들인 돈은 작가의 제작 의뢰대로 도자기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작가는 돈을 주고 작품을 얻고, 도공은 기술노동으로 돈을 얻는다.

 “재료비를 벌기 위해 시작한 노동이 ‘예술’과 ‘예술을 배제한 삶’의 균형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죠. 그래서 ‘누가 예술가일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고민을 관객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내 작업을 하면 돈이 들어가는데, 남의 작업을 하면 돈을 버는 현실’. 전시장 벽면에 걸려있는 더 노골적인 문구가 관객을 붙잡는다.

 “한번은 미대 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온 적이 있어요. 제 작품 텍스트를 보며 ‘공감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더군요.”

 그와 나눈 대화는 자연스럽게 ‘예술가’에 대한 정의로 이어졌다. 그는 “포스트모더니즘을 기점으로 ‘예술가’ 정의는 달라진다고 본다”며 “반복적인 작업을 특출나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미술적 관습을 탈피하고 전복을 시도하는 주체적 행위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곰곰이 생각을 이어가다가 “쉽게 답을 내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고민의 흔적은 도자기 작품명을 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김민혜 작가 이름과 도자기를 만든 도공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있기 때문이다. 또 그는 “제 작품은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편”이라며 “주변 사회 환경과 관계해, 그 한시적인 장소에서 가진 고민을 작품으로 내놓는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이어가던 중 작품활동 원동력이 궁금해졌다. 그는 “다양한 형태의 불편함에 대한 분노, 화”라며 “그것을 문제 제기하는 것이 창작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은 일상적이지 않은 것을 더 과감히 드러냄으로써 관객에게, 세상에 화두를 던지는 것이었다. 앞으로 김민혜 작가가 또 어떤 작품으로 관객에게 말을 걸어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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