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2:51 (토)
지도자의 자질
지도자의 자질
  • 이유갑
  • 승인 2017.01.18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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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갑 (사)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 전 경남도의원ㆍ심리학박사
 최근에 나온 ‘대통령은 없다’라는 책의 저자인 미국 칼턴 대학의 월러 R 뉴웰 교수는 훌륭한 리더의 10가지 조건을 제시하면서 첫 번째로 좋은 성격을 내세웠다. 이상적인 리더가 갖춰야할 첫째 조건이 ‘머리보다 성격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뉴웰 교수는 뛰어난 지능이 반드시 훌륭한 정치적 리더십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영국의 처칠 총리와 미국의 링컨 대통령을 구체적인 예로 들었다. 전쟁 초기의 극단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2차 세계 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의 처칠은 대학도 나오지 않았다. 처칠의 최종 학력은 고졸이며 평생 대학을 다녀본 적이 없었다. 당시 영국의 유수한 정치인들은 대개 옥스브릿지(옥스포드 대학과 캐임브리지 대학을 합친 단어) 출신이었고, 대부분의 동료 정치인들은 처칠을 고졸 출신의 이방인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처칠은 당대에 가장 많은 교육을 받고 지적인 능력이 뛰어난 아서 밸푸어 영국 총리와 비교되곤 한다. 밸푸어는 1차 세계 대전 당시에 유대인들의 돈을 빌리기 위해 유대민족 국가의 건설을 지지한다고 약속함으로서 두고두고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저주와 재앙이 불씨를 만들었다.

 미국 노예 해방의 역사를 만들어 낸 링컨 대통령 역시 정식 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으며, 당연히 대학도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용기와 자기 절제, 도덕적 규범,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등을 종합적으로 갖춘 링컨의 성격이 지적인 능력보다 지도자로서의 성공에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대중이 지도자를 진짜 인간으로 느낄 때 대중은 마음의 문을 열고 따르게 된다는 것이 뉴웰 교수의 주장이다. 링컨과 처칠과 같은 지도자들은 생생한 말하기 실력, 대중 친화적인 의상, 유머 감각을 가지고 국민들의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소추가 됨으로써 우리나라의 대선 시계는 빨라지고 있다. 따라서 수많은 잠룡들이 대권을 꿈꾸면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과연 국민들 대다수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통령 후보들에게서 얼마만큼 만족을 느끼고, 이 지도자들로부터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고 있을까?

 과거에는 지도자의 많은 부분들이 감춰지고 비밀에 부쳐질 수 있었다. 일종의 신비주의적 리더십이 통하던 시절이었다. 지금 이 시대는 지도자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고, 허위나 과장이 아닌 진실을 더 알기를 원하고 있다. 그야말로 지도자의 투명함과 진솔함, 그리고 거리낌없이 대중과 어울리는 소통의 리더십의 시대가 왔다.

 아울러 자신의 정치 철학과 소신을 기본적으로 스스로 글로 쓸 수 있고, 또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말로 전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언어적인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는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 또한 크다.

 현재 우리 한국의 현실은 여러 면에서 엄청난 위기 상황이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국민들이 이번에 선택하는 대통령의 자질에 따라서 새로운 도약이 이뤄질 수도 있고,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시기에 대권을 준비하는 지도자들은 역사의 소명의식을 절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 개인의 욕심을 넘어서서 과연 내가 이 나라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실질적으로 나라를 부흥시킬 수 있는 자질이 갖춰져 있고 준비가 돼 있는지 더 철저하게 자문자답해 봐야 할 것이다. 국민들에게 포퓰리즘적인 유혹의 말이나 하고, 국민들을 편 가르기나 하는 소아적(小我的)인 마음가짐으로는 이 나라를 위기에서 결코 구해낼 수 없다.

 국민들 역시 정치인들의 유혹의 말이나 편 가르기에 휘둘리지 말고, 두 눈 부릅떠야 한다. 집단적인 무기력에 빠진 우리 국민들을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넓은 마음가짐과 식견을 가진 지도자를 선택하기 위해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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