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5:34 (금)
‘차례상ㆍ귀성’ 설 풍속 달라졌다
‘차례상ㆍ귀성’ 설 풍속 달라졌다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1.2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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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ㆍ냉동식품 대체 연휴 여행족 증가 “형식보다 가족 시간”
 차례상이 간소화되고 연휴를 이용한 여행족이 증가하는 등 설 풍속도가 급변하고 있다.

 맏며느리 박모(36ㆍ여ㆍ의령군 서동리) 씨는 올해부터 차례상을 전문업체에 주문하고 있다.

 예전부터 장 보는 비용과 음식 만드는 데 드는 번거로움을 생각하면 주문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시어머니 눈치를 보느라 먼저 제안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어머니가 먼저 “식구도 별로 없는데 차례상을 주문하자”고 말해 17만 원가량의 비용을 들여 차례음식 세트를 구입, 간소하게 차례상을 차릴 계획이다.

 박씨는 “음식세트 외에도 조상님이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상차림을 준비할 예정이다. 주변에는 냉동ㆍ가공식품을 차례상에 올리는 친구들도 있다. 간단하게 차례상을 차리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양산시 다방동에 사는 최모(43) 씨는 설 하루 전인 오는 27일 오전에 차례를 앞당겨 지내고 이날 거제 철천도로 2박 3일간 가족 여행을 떠난다.

 최씨는 “조상님을 기억하고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안부를 묻고 정을 나누자는 건데 그걸 꼭 명절 당일에 할 필요가 있느냐”며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명절을 뜻깊게 보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처럼 명절 신풍속도가 자리 잡아가는 모습은 통계로도 확인 가능하다.

 22일 온라인 차례상 주문판매업체 ‘예드림’에 따르면 최근 3주간 전체 매출에서 4~6인분 차례상(22만 5천원) 주문이 20%가량 증가했다.

 평년에는 10~12인분(25만 5천원) 차례상이 주문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4~6인분 차례상 주문이 급증했다.

 예드림 관계자는 “과거에는 차례상 주문하면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차례 음식을 먹었는데 요즘에는 이마저도 간소화해 아침만 먹는 식으로 소비행태가 변화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간소해진 상차림으로 늘어난 여유시간을 활용해 도내 관광명소, 스키장, 국외 여행지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도민들은 늘고 있다.

 거제ㆍ통영 펜션업계에 따르면 동백꽃을 감상할 수 있는 지심도 등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예약률이 80~90%에 이르고 있다.

 영남에서 유일한 스키장과 골프장을 한데 갖춘 양산 에덴밸리리조트에도 설 연휴기간 255개 실이 꽉 들어찼다.

 국외로 떠나는 도민들도 적지 않다. 비교적 짧은 연휴 탓에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의 단거리 여행지를 찾는 여행객 수는 지난해 설 연휴(2월 5~7일 출발)와 비슷한 2만 5천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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