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탄핵의 시계가 빨리 돌아서 ‘벚꽃 대선’ 이야기가 많다. 아마도 지금의 국민적 열망으로는 반드시 벚꽃 대선은 이뤄질 것 같다. 그런데 걱정이 많아진다. 정치권은 우리가 보는 시각과는 뭔가가 다르다. 우리 국민들이 가진 열망하고는 무엇인가 어그러짐을 느낀다. 정권교체를 원해서 촛불을 들었나? 정치교체를 위해서 촛불을 들었던가? 우리가 가진 열망은 정권교체? 정치교체? 그건 아니지 않은가? 우리는 불평등에서 오는 사회적인 문제의 절감에서 시작했고, 전 국민에 만연한 사회적 체감의 모든 것들의 불평등에 대한 핵심적인 문제가 있는데 정치나 정권의 교체가 이뤄지면 해결되는 것인가?
지난해 총선의 결과는 분명 정당 투표에서는 ‘더민주당’은 3위였다. 지금은 ‘더민주당’이 40%를 육박하는 지지를 받고 있지만 그것은 공천 파동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의 결과일 뿐이며 반사이익으로 얻어진 고공행진이지 스스로 잘해서 얻은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정당 투표 2위의 ‘국민의당’은 총선 이후 당세를 확장하고 ‘탈호남’을 추진할 호기를 맞았고, 인재영입과 그들을 중심으로 원외 정당을 강화해서 작지만 단단한 대안 정당으로 커나갈 기회를 가졌지만 그 역시 스스로 기회를 차버리고 호남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벚꽃 대선’이 왔다. 그렇게 ‘벚꽃 대선’이 눈앞의 현실로 와 버렸다.
그렇기에 걱정이다. 우리 국민은 이번 촛불이 지난 9년의 보수 정권의 실정에만 촛불을 들었다고 생각하면 그건 절반의 진실이 아닐까 한다. 지난 1997년 회환위기 이후 20년이나 악화된 양극화 심화와 불평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분출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현재 국내외 여건은 사실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대선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의 노골화, 사드 문제로 꼬인 한중관계, 개성공단을 폐쇄한 마당에 아쉬울 것 없이 만들어 버려 진전이 더 이상 없는 대북관계. 이런 상황에서 ‘벚꽃 대선’이 끝나면 우리 국민은 더더욱 냉정하게 자신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여전히 바뀐 것은 없고, 삶은 더 팍팍해지고 절망감은 더 깊어지는, 그래서 ‘벚꽃 대선’ 이후는 온 국민이 새로 집권한 정권에 대한 실망으로 “염병 지랄용천하네”라고 하지 않을까 싶어 정말 걱정이 든다.
그래서 지금은 진지하게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대교체’를 생각해 볼 시기가 아닌가 한다.
우리가 살고 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시대가 아닌 전체적인 ‘시대교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