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들머리를 생각하고
미움이나 설움 다 날려버리고
혼자의 힘으로
붉게 붉게 꽃대 올릴 때
잠시 해풍이나
진눈깨비 맞으며
동백
함초로운 자태 잃지 않았다
꽃잎으로 산 인생처럼
낙화해도 그 모습
한 치의 변화 없이
그냥 제 목숨 이어갔다
비린내 풍겨오는 밤이나
아침 이슬 이파리 속에 숨기며
저 쓰라린 삭풍도 견뎌내었다.
시인 약력
동의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詩를짓고듣는사람들의모임 운영위원장
부산사투리보존협회 자문위원
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자문위원
시마당 제5기 시창작교실 회장
부산향토문화연구회 이사
평설
동백은 땅에 떨어져도 그 자태를 잃지 않는다. 붉게, 첫 순정의 멋을 보여주듯 의인화한 모습 속에서 새로운 시의 정형을 만들었다. 짜임새 있는 순수 서정시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안태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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