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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물결이 일렁거린다
4차 산업혁명 물결이 일렁거린다
  • 박태홍
  • 승인 2017.02.06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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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구정 전 진주상의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김영란법으로 인한 우회적 표현이지만 필자는 고교 시절 어느 여학생으로부터 받아본 시집 한 권 이후 처음 있는 일이어서 큰 감흥과 함께 별스럽다는 묘한 여운의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과 함께 포장을 뜯어보니 ‘4차 산업혁명의 충격’이란 제목의 책이었다. 이 책은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슈밥 외 26명의 세계적 석학들이 지었고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감수한 것으로 과학기술 혁명이 몰고 올 기회와 위협을 논한 것이었다.

 진주상의가 이 같은 책을 구정 선물로 각 기관 사회단체장에게 보낸 것은 김영란법에 따른 구설수도 벗어나야겠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정부 당국과 함께 130여 년을 서부 경남의 1, 2, 3차 산업을 계승발전 시켜오면서 선도적 역할을 한 경제단체로서의 자부심도 깔려있었을게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선도적 역할을 자임하는 뜻도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필자는 구정 연휴에 이 책을 읽었다. 여타 소설 또는 잡지라면 하루 만에 책을 손에서 내려놓았을 텐데 이 책은 달랐다. 나흘간 연휴 내내 이 책을 읽어도 내용이 어려웠다. 세계적 석학들이 제시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개괄적 총론 서적은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필자가 독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뒤따랐다.

 그런데도 이 책은 지난해 7월 15일 펴낸 이후 연말까지 5쇄 발행으로 베스트셀러로서의 자리매김 하고 있다.

 어떤 책이든 그 속에 질문이 있고 회답이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을 감수한 정재승 교수는 지난 2009년 세계경제포럼이 글로벌리더로 선정한 우리나라 바이오 및 뇌공학 권위자다.

 정 교수는 ‘감수의 글’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란 화두의 글을 싣기도 했다.

 여기서 정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사물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등으로 인간의 모든 행위와 생각이 온라인의 클라우드 컴퓨터에 빅데이터 형태로 저장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이것은 사실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일치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책은 1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부문에서 디지털제조혁명, 사물 인터넷, 모바일 금융혁명, 합성 생물학, 로봇이 온다로 구분했다.

 2부 4차 산업혁명의 파급효과에서는 세계를 지배할 새로운 질서, 제2의 기계시대 노동, 기술낙관론에 대한 반박, 도시의 미래, 다가오는 로봇 디스토피아, 소셜 미디어의 정치적 힘, 소셜 미디어가 시위를 이끄는가 등이 소제목이 달렸으며 3부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변화에서는 미래의 사회 안전망, 로봇의 도덕률, 사생활 실용주의, 시장 창조의 힘, 혁신국가로 가는 길, 식량과 아프리카의 변화 등이 실렸다.

 소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의 도전과 기회 그리고 우리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주제로 했으며 26명의 세계적 석학들이 쓴 책이어서 오늘날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일렁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 책 내용을 공감할 수 있는 기사들이 한국언론의 각 매체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카이스트의 김정, 박인규 교수가 만들어 낸 사람처럼 촉각을 느낄 수 있는 로봇이다. 로봇은 사람을 대신하는 기계다. 대부분 철이나 여타 금속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들 두 교수는 실리콘과 탄소 소재를 활용한 로봇의 피부 역할을 할 수 있는 촉각센서를 개발한 것이다.

 이들이 만들어낸 로봇의 촉각 센서는 3D 프린터로 만들어 낸 3차원의 형상 틀에 복합재를 채워 넣는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4차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과 시험인증 기술 선도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2일 이원복 KTL 원장은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해 올 한 해 동안 이차전지 시험인증센터 개소와 우주 부품 시험센터, 항공전자기 기술센터 착공과 사물 인터넷, 스마트 센서 등 ICT 융합 핵심기술 인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TL 이원복 원장의 신년기자 간담회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이 나라에 도래했음을 알리는 것이며 이에 대비한 시험원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원장은 “KTL의 인력도 늘리고 철도부품 종합검증 시스템 구축, 국방 신뢰성 시험평가, 공연장안전 및 승강기 문 방화시험, 웨어러블 헬스케어, 시험평가 시스템 구축, 실내공기질 분야 환경 측정 등의 신규 사업으로 시험인증 분야에서는 최고를 지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국 산업기술시험원, 카이스트 등에서는 이 책이 제시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과제들을 어떻게 파헤쳐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세계는 3차 산업혁명의 디지털화에서 기술의 조합에 기반을 둔 4차 산업혁명인 혁신으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우리들의 과제다.

 이 책이 제시한 4차 산업혁명의 파괴적 핵심은 현실의 삶과 가상의 세계가 교묘히 결합되고 때로는 충돌하는 시기가 온다는 것도 의미한다.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이냐?’에 대한 물음을 우리들이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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