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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국화가 주는 깨달음
한비야의 국화가 주는 깨달음
  • 김성우
  • 승인 2017.02.14 2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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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우 가락종친회 중앙청년회장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지라도 자신의 국화를 뽐낼 시기가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2월이 겨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추위가 지나가고 있다. 추운 날씨만큼 세상 돌아가는 일도 을씨년스럽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청년실업률이 국제 기준으로 16년 만에 미국을 추월했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한국의 만 15~24세 실업률은 10.7%로 미국의 10.4%를 넘어선 수치다. 장기간의 경제 불황과 정치적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투자와 신규 채용을 가로막는다는 신문 보도에 또 한 번 우울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그러나 우울한 소식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차기 아이폰, 가칭 아이폰8 패널을 5조 원대에 수주했다는 뉴스는 IT강국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아이폰 디스플레이 물량의 80%가량을 수주해 사실상 독점 공급한다고 하니 앞으로도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이다. 삼성이 이를 기회로 신규채용을 늘려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하는 기대가 앞선다.

 세상만사가 이렇듯 좋은 소식도 우울한 소식도 있는 법이다. 매일 우울한 소식만 들으면 일을 할 의욕이 안 생길 것이고, 좋은 소식만 들으면 자칫 교만한 마음이 가득 차 방심으로 일을 그르칠 수도 있는 법이다.

 오늘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여행가 ‘바람의 딸’ 한비야 씨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한씨는 ‘걸어서 세계 일주’라는 자신의 오랜 꿈을 실현하고자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그만두고 장장 7년간에 걸친 세계 오지를 여행한 불굴의 의지를 가진 여성으로 유명하다.

 한씨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중국유학을 결심하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그가 중국 유학시절의 경험을 담은 책이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이다.

 한비야 씨는 유학생활을 어려움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이겨냈다. 여기에는 그녀만의 비결이 있었다.

 그녀는 “세계여행 덕분에 더 이상 남과 비교하지 않는, 독자적인 삶을 꾸려가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파키스탄의 낭가파르바트, 네팔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오를 때 공통적으로 깨달은 것이 있다. ‘정상까지 오르려면 반드시 자기 속도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느리고 답답하게 보여도 정상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속도가 있다. 세상이 아무리 시끄럽고 우울한 소식만 들려온다고 해도, 누군가가 너무 앞서가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는 절망감이 밀려온다고 해도 내가 가야할 길이 있다.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며 끝까지 그 길을 걸어간다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한비야 씨는 국화를 예로 들며 내공을 쌓으라고 조언한다.

 “가을에 피는 국화는 첫 봄의 상징으로 사랑받는 개나리를 시샘하지 않는다. 역시 봄에 피는 복숭아꽃이나 벚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한여름 붉은 장미가 필 때, 나는 왜 이렇게 다른 꽃보다 늦게 피나 한탄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준비하며 내공을 쌓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가 매미소리 그치고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 드디어 자기 차례가 돌아온 지금, 국화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그 은은한 향기와 자태를 뽐내는 것이다.”

 젊은이들이여, 여성들이여, 그대들의 길은 열려있다.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지라도 자신의 국화를 뽐낼 시기가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만의 속도로 목적지를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어보자. 그 곳에 성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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