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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잘못으로 기업인 의욕 꺾어선 안 돼
정부 잘못으로 기업인 의욕 꺾어선 안 돼
  • 경남매일
  • 승인 2017.02.2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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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초일류 기업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 법원이 범죄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 영장을 기각한 지 불과 25일 만의 일이다. 영장 내용이 1차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이번 결정은 한국사회의 법적 안정성에 의문을 남긴다. 비슷한 사안을 판사마다 다르게 판결하는 것은 사법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횡령, 재산도피, 국회청문회, 위증 등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에 박 대통령이 도움을 준 대가로 최순실 에게 433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의 글로벌 이미지와 경쟁력이 심한 손상을 입게 됐다. 삼성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대외신인도 하락은 삼성의 입장에선 뼈아픈 부분이다. 삼성은 전 세계에 임직원이 50만 명이고 연 매출 300조 원의 글로벌 초 일류기업이다. 이 부회장 구속은 삼성이 창업 이후 80여 년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상을 가했다.

 국제 투기 자본들이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 부회장의 구속을 빌미로 미국은 삼성전자를 외국 부패기업에 벌칙을 가하는 해외부패방지법(FCPA) 적용 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다. 해외부패방지법은 외국기업이 미국 이외 국가 공무원에게 건넨 뇌물이나 회계부정도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다. 그 대상에 지정되면 수백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하고 증권 거래정지 등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은 한국에서 기업 하기 어렵다는 강한 여운을 남겼다. 일자리 확충 등 현장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려고 열정을 쏟고 있는 기업인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출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인들의 의욕이 꺾일까 우려된다. 기업이 정부에 협조해도 기업을 패고, 협조를 안 해도 기업을 팬다는 비아냥거림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기업의 법인세 인하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미국의 상황과 상반된다. 정부의 잘못으로 기업인을 구속하고 직원 사기를 꺾는 일 되풀이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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