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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좀비 가계 쓰러지면 연쇄부도
사상 최대 좀비 가계 쓰러지면 연쇄부도
  • 경남매일
  • 승인 2017.02.2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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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증가액은 140조 원을 훌쩍 넘으면서 사상 최대치 기록을 또 깼다.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천344조 3천억 원으로 지난 2015년 말(1천203조 1천억 원)보다 141조 2천억 원(11.7%)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내놓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잔액이 1천300조 원을 돌파하기는 처음이다. 연간 증가액은 2015년(117조 8천억 원)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 수준이다.

 가계부채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25%까지 낮추면서 가계대출 잔액은 1천271조 6천억 원으로 1년 사이 133조 6천억 원(11.7%) 늘었다. 특히 금융당국은 지난해 2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수도권에 도입했고 5월에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에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ㆍ저소득층이 제2금융권으로 대거 몰리면서 제2금융권으로 분류되는 비은행금융기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ㆍ우체국예금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91조 3천억 원으로 지난해 42조 6천억 원(17.1%) 불어났다. 연간 증가액이 사상 최대치이고 2015년 증가액(22조 4천억 원)의 거의 2배 수준이다. 지난해 은행권의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이른바 ‘풍선효과’의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계 빚은 한국 경제의 가장 위험한 뇌관이다. 특히 한계가구의 경우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 부채 비율이 평균 500%를 넘어 지금처럼 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원리금 부담이 늘어나면 더 버티기 어렵게 된다.

 초저금리기에도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좀비 가계’가 쓰러지면서 자산시장에 충격을 주면 상대적으로 건전한 가계와 금융기관마저 부실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악순환이 나타나기 전에 가계 빚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종합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한쪽에서는 대출 수요를 부추기고 다른 쪽에서는 공급을 조이는 모순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도록 부처 간 조율을 강화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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