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계속 축소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름만 확장이지 리모델링에 가까워 동네공항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아직 계획이 완벽히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대구 통합 신공항의 규모와 활주로 계획 등은 김해신공항을 기대하고 있는 경남도민과 부산시민의 가슴을 할퀴기에 충분해 보인다. 의심스러운 것은 처음부터 대구에 통합 신공항 건립이 예정돼 있었다면 지난해 무엇 때문에 영남권 신공항을 건립한다며 야단법석을 떨었느냐 말이다.
영남권 신공항을 두고 경남ㆍ부산과 대구ㆍ경북의 신경전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지리적으로 붙어있는 것은 물론, 여러 산맥으로 한 데 갇혀있는 탓에 공항 수요가 겹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해공항은 김해공항대로 대구 통합 신공항은 또 대구 통합 신공항대로 신공항계획이 진행된다면 서로 간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경쟁에서 패한 공항은 ‘고추나 말리는 곳’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대구 통합 신공항 계획이 발표되자 지역 언론들도 경남ㆍ부산과 대구ㆍ경북 이렇게 패가 나눠져 서로 헐뜯기만 하고 있다. 이 모든 게 현 정부의 무능함 탓이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이 나라 경제환경을 바꾸기 위해, 또 영남권 발전과 지역민에게 보다 나은 항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진행돼 온 영남권 신공항이 되레 지역감정만 부추기는 꼴이다. 수십 년 이상 지속돼 온 영호남의 지역감정이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내는 지 눈으로 봐오지 않았는가. 영남이 쪼개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지금 당장 신공항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