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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夜城(불야성)
不夜城(불야성)
  • 송종복
  • 승인 2017.02.22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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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不:불 - 아니다 夜:야 - 밤 城:성 - 도읍

 중국 동래군 ‘불야현’에 해가 밤에 뜨는 광경을 보고 이 현에 성을 쌓다. 이에 유래해 밤에도 낮같이 등불이 휘황찬란한 지경을 말하며, 이를 경기가 좋다고 원용한다.

 불야성(不夜城)이란 용어는 일제 강점기 1936년 8월에 김해송이 ‘오케이레코드’에서 취입한 <꽃서울> 가사에 나온다. 수박냄새 흣날리는 노들江/ 꼿닙실은 비단 물결 우흐로/ 님찻는 고흔 눈동자 고흔 눈동자/ 마셔라 마셔 사랑의 칵텔/ 오색꽃 불야성 춤추는 꽃 서울/ 꿈속의 파라다이쓰여 청춘의 불야성. 이때 후렴으로 처음 섰다.

 이 불야성은 중국에서 유래한다. 후한 반고의 <한서지리지>에 동래군(東萊郡)의 17개 현 중에 불야현(不夜縣)이 있었다. 또 불야성은 춘추시대 내자(萊子)가 설치한 읍으로, 동쪽에서 해가 떴으므로 불야로 이름 지었다(不夜城卽春秋時萊子所置邑, 以日出於東, 故以不夜爲名)고 한다. 또 복심(伏深)의 <제지기(齊地記)>에 옛날 해가 밤에 떴는데 동래에서 보였으므로 내자(萊子)가 이 성을 세우고 ‘불야’로 이름 지었다(古有日夜出 見於東萊 故萊子立此城 以不夜爲名)는 유래도 있다.

 여하튼 불야성은 현재의 산둥성(山?省) 위해(威海)였다고 하는데, 실제로 밤에 해가 떴다기보다는 가장 일찍 일출을 맞이한다는 개념으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풀이된다. 지금의 산둥성 지방은 위치상 백야가 있는 북극 지방이 아니기 때문에 밤이 없을 수 없다. 불야현(不夜縣)은 그 많은 등불이 성(城)을 훤히 밝혀 멀리서도 볼 수 있었기에 그 성(城)을 ‘불야성’이라고 불렸을 것이다.

 ‘불야성’이라 하면 찬란하고 유구한 역사가 서린 관광명소의 건축물을 훤히 밝히는 야경이 먼저 생각한다. 원래는 밤에 해가 뜨는 성(城)을 말함인데, 오늘날은 밤에도 전등불이 휘황찬란해 낮과 같은 장관을 이루는 번화가를 말한다. 이 불야성의 의미가 변절돼 밤에도 낮과 같이 불이 환히 밝은 곳으로 쓰고 있다. 요즘은 이 불야성을 경제상황이 좋은 경우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이때 불야성이란 불꽃놀이 또는 축제의 찬란한 일시적 불이 아니라 연중 계속해 등불이 찬란한 것을 말한다. 서울의 신촌과 동대문 야시장 일대는 지금도 불야성을 이룬다. 이같이 집중된 대학가 주변, 신촌일대의 불야성은 문제의 불야성이다. 차라리 각급도서관 주변이나 각급연구소, 국회의사당 근처로 옮겨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빌딩 숲이나 강남의 롯데월드 같은 ‘랜드마크’에 불야성을 이뤄야 할 것이다. 요즘 ‘불야성’을 이루던 유흥업소들은 경기한파로 인해 쓸쓸한 거리로 변하고 있다. 언제 ‘불야성’이 다시 오려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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