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곳곳을 다녔지요. 충북 옥천, 전라도 임실과 정읍, 지리산, 통영 매물도, 경주 등 원하는 사진을 담아내기 위해 전국을 누볐습니다.”
발로 뛰는 손 작가의 열정은 대단했다. 사진은 직접 가야만 작품을 담아낼 수 있다. 그는 “사진의 단점인 동시에 장점은 현장을 가야만 하는 것에 있다”며 “원하는 구도를 카메라에 담아내기 위해 6개월 넘게 걸리기도 했다. 그만큼 고단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노력 덕분에 기막힌 절경의 살아있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진경산수화 같은 한국화 풍경을 좋아합니다. 여백을 살리기 위해 안개와 구름을 활용하죠.”
상상력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림과 달리 손 작가는 머릿속으로 구상한 풍경을 담아내기 위해 찍고 또 찍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다.
진보한 기술 덕분에 피그먼트 프린트를 사용해서 한지로 프린팅할 수 있다. 특수처리로 탄생한 그의 사진 작품은 닥종이 특유의 재질을 띠고 있다.
그는 “원하는 색채감이 안 나와 한지를 사용하게 됐다”며 “톤이 차분한 것을 좋아한다. 닥종이를 활용하면 동양 그대로의 느낌이 잘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진전이 끝나면 울산에서 초대전을 가질 예정이다.
“우리나라 사진 인구가 천만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인구가 많다고 해서 좋은 사진이 늘어나는 건 아니에요. 사진은 감성의 문제입니다.”
그는 이어 “국내 사진은 비슷비슷한 것이 너무 많다”며 “사진 교육의 부재와 단순 모방이 만들어낸 부작용이 안타깝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좋은 사진이 나오기 위해선 작가의 관심과 관찰력이 필수적이라는 그의 소신에서 사진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었다.
갤러리 시선을 방문한 구경숙(50ㆍ여) 씨는 “안과 진료를 받으러 왔다가 우연히 들러 작품을 보게 됐다”며 “짧은 시간 동안 문화생활의 여유를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주변 지인에게도 이런 곳이 있다고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 오프닝은 25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린다. 손묵광 작가가 펼쳐놓은 고즈넉한 한국풍경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