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동백공원에서
고운 최치운 공 동상 밑
붉게 핀 동백을 본다
나의 입술 모양으로 점점 밝아온다
해풍은 자리 틀고 일어나
헐벗은 인어상 가까이 눕는다
닭에게 오덕이 있다는
정유년 새해
그 오덕을 가슴에 새기며
닭을 새롭게 본다
이 기승을 부려도
일없이 고향에 돌아갈 꿈도 꾸고
신심(信心)을 내려놓았다
저기 저 끝없이 흐르는 동백의 푸르름
그리고 파도 한 자락 보면서
정월의 꿈 계속 이어지길 빈다
시인 약력
시를짓고듣는사람들의모임 사무총장
계간 해동문학 등단
부산경상대학교 교수
부산사투리보존협회 사무총장
한국독도문학작가협회 사무총장
평설
동백꽃은 질 때나 피어있을 때 그 모습은 단아하고 아름다우며 기품을 잃지 않는다. 해운대 동백섬 최치원 선생 동상 밑으로 줄지어 서 있는 동백을 보면서 의인화한 화자의 내면세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안태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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