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18:42 (목)
사라진 싸이월드와 포켓몬고 유행
사라진 싸이월드와 포켓몬고 유행
  • 김국권
  • 승인 2017.03.01 20: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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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국권 전 경남도의원
 2000년대 초반과 중반. 정말 한 시대를 풍미한 ‘싸이월드’를 기억하는가? 가까운 사람을 찾기 위한 파도타기와 일촌, 그리고 ‘도토리’라는 말들이 일상으로 통용되고, 서로를 위한 작은 선물도 하고 음악도 일촌끼리 공유하면서 도토리도 주고받고 했지만 지금은 이미 기억 저편으로 밀려나 버렸다. 그 싸이월드의 운영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지난 2월 27일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며 주식시장을 떠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요즘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강세이다. 개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기록하는 용도로는 지금의 페이스북보다 분명 뛰어난 것 같은데 잘만 발전시켜 활용해 운영했더라면 세계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의 독보적인 존재일 수도 있었을 터인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혹자는 도토리 장사에 너무 치우쳐서 그랬다는 말도 있고, 실명인증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주민번호인증 하라고 해서 저변확대가 안 됐다고도 하고, 대기업에서 운영했기 때문이란 말도 있고, 스마트폰 앱 개발의 실패라는 등등의 말들이 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페이스북’ 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있어서는 진짜 원조 격인데 아쉬움이다. 조금만 더 멀리 보고 운영했다면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데 관계자가 아니고 일반 사용자라 더 이상 전문적인 것은 모르겠다.

 우리 아이들의 성장도 있고, 큰 녀석 태어나면서 찍어온 사진과 작은 녀석 태어날 때부터 찍어 둔 사진들이 있고, 지난 2010년까지 적어둔 혼자만의 일기도 있고, 그때 좋아하던 노래도 100여 곡이 남아있고, 무엇보다도 도토리 21개가 아직 남아 있던데 앞으로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가 궁금하더라. 그래서 상장폐지 후 SK컴즈는 주식시장을 떠나게 됐지만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편입돼 수익원을 다각화한다고 하니 당분간 사진을 저장하지 않고 그냥 두기로 했다.

 싸이월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갑자기 국민의 게임이었던 ‘애니팡’이 다시금 떠오른다. 한때는 그 게임이 하트가 있어야 게임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트를 보내고 받고 하면서 카카오톡 문자 수신 알림창에 하트 표시에 흐뭇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주변 어느 누구도 그 게임을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듯하다. 하트도 물론 이제 날아오지 않은 지는 오래다.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 기억조차 없다. 요즘은 급하게 시들어가는 듯하지만 ‘포켓몬고’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모바일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이라고 한다. 나는 현재 레벨이 21인데 사실 몇 일째 들어가지 않고 있는 것을 봤을 때 곧 대다수 사람에게 잊혀 질 게임이 될 소지가 있는 것 같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갈 이야기가 있다. 포켓몬 하면 떠오르는 것이 피카츄, 라이츄 아니던가! 이십 년 전에 애니메이션 만화로 선보인 그때 그 포켓몬스터의 피카츄 아니던가! 스티커를 가지기 위해 먹지도 않는 빵을 사달라고 조르던 큰 녀석의 그때가 기억이 난다. 눈여겨볼 일은 몇십 년 동안 게임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진화시키는 닌텐도의 전략이다. 단순함을 추구하면서 차별성을 모색하며 시들어버린 기술을 수평적으로 가져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프로세스가 핵심이라고 한다.

 아직도 남은 21개의 도토리를 좀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싸이월드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들의 추억 하나도 버리지 않고 주워 와서 다시 세상의 표준이 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닌텐도의 경영철학을 배웠으면 한다. 싸이월드의 부흥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50대의 촌놈이 오늘도 아무렇지도 않게 닌텐도를 적는다. 그것도 3월에 쪽팔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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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완 2017-03-02 18:38:45
기사를 검색하다 이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우선 싸이월드에 아직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전 싸이월드 대표이사 전제완사장입니다. 현재 싸이월드는 SK컴즈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2014년 1월에 SK그룹으로 부터 종업원지주회사 형태로 분리가 되어 별개의 회사가 되었고 제가 작년 6월 싸이월드를 인수하여 지금 싸이월드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