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0:51 (토)
관광산업, 치열한 ‘여유(旅遊)’
관광산업, 치열한 ‘여유(旅遊)’
  • 조진래
  • 승인 2017.03.0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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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진래 경남개발공사 사장
 최근 ‘하늘에서 본 경남’이란 TV 특집 프로그램이 있었다. 경남의 산, 강, 바다, 그리고 사람에 이르기까지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드론(Drone)으로 담아낸 풍경은 평소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경남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경남도민조차 몰랐던 명소도 많았다.

 그런데 방송이후 어땠을까? 많은 관광객이 아름다운 경남을 찾았을까? 관광이란 원래 거창한 것이 아니다. 두루 다니면서 노는 것(旅遊)이 관광의 본질이다. 그런데 관광이란 말에 ‘산업(産業)’이란 의미를 결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많은 지자체가 관광산업 육성 또는 관광산업 개발을 지역발전의 어젠다(Agenda)로 삼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고민은 좋지만 산업의 개념을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산업이란 ‘생산적 활동’을 의미한다. 여기서 생산적이란 말은 부가가치 창출을 뜻한다. 나무젓가락 하나를 만드는 일에도 생산ㆍ품질ㆍ판매의 수많은 프로세스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하물며 사람의 마음을 이끌어 부(富)를 창출하는 관광산업이 간단할까. 바다가 있으면 ‘해양관광’이며, 산이 있으면 ‘둘래길’, 강에는 ‘수상레저’, 이미 10년도 더 된 구호가 아니던가. 물론 우수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보령 머드축제’, ‘대관령 눈꽃축제’, ‘창원 군항제’ 등은 외국인도 인정하는 축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는 지극히 페스티벌(Festival)적 한계를 안고 있다. 산업이란 본디 지속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즉, 시공간적 제약을 최대한 극복해야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의 관광산업을 예로들면 계절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료칸문화에서 온천, 요리, 쇼핑으로 자연히 이어지는 프로세스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도쿄, 오사카뿐 아니라 오지인 돗토리현 역시 양질의, 또 특화된 관광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한다.

 관광산업은 기본적으로 견문, 휴양, 위락으로 구성된 서비스 상품이다. 따라서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지금 우리 관광산업의 실태를 지속해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경남개발공사는 경남 관광산업을 위해 다양한 연구 및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여성관광모니터단’과 ‘관광블로거단’을 발족한 바 있다. 이들은 경남 관광산업의 현주소를 소비자 관점에서 체감하며 개선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여성관광모니터단’의 경우 여성결혼이민자로 구성했다. 이들은 8개국의 다양한 문화적 시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있다. 아울러 모니터단원에게 ‘관광통역안내사’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해 관광홍보의 첨병으로 육성하고 있다.

 흔히들 경남에는 천혜의 관광자원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이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자원은 그것으로의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우라늄이 에너지 차원으로 이용된 것이 불과 얼마나 됐는가. 그래서 인간을 ‘궁극적 자원’(The ultimate resource)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관광자원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미시적 개발이 아닌 ‘디자인-빌드’와 같은 거시적 산업의 관점으로 투자해야 한다. 앞으로 경남 관광발전을 위해 헌신할 ‘여성관광모니터단’과 ‘관광블로거단’의 왕성한 활동을 바라며 여유(旅遊)로운 ‘관광경남’을 기대한다. 경남의 발전이 곧 대한민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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