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1:47 (금)
‘액티브 시니어’로 살려면
‘액티브 시니어’로 살려면
  • 정창훈
  • 승인 2017.03.08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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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객원논설위원
 인생은 시간이 가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흔적들로 조금씩 채워가는 과정이다. 마음만은 아직도 청춘이라고 하면서 합리적으로 인생을 채워가는 액티브 시니어가 우리의 산업 지도를 바꿔가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는 은퇴 이후에도 여가생활과 소비를 즐기며 자기계발과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외모나 건강 등 자기관리에도 관심이 많은 50~60대를 말한다. 액티브 시니어라는 말은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과 버니스 뉴가튼(Bernice Neugarten) 교수가 “오늘의 노인은 어제의 노인과 다르다”며 붙인 신조어다.

 액티브 시니어를 대표하는 여러 형태의 모습들은 첫째, 무엇보다도 건강관리다. 마음대로 걸어 다닐 수 있는 건강한 몸을 관리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거나 일정 거리 이상의 산악종주, 근육미가 넘치거나 몸매를 자랑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로이 여행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자신의 힘으로 갈 수 있는 몸을 의미한다.

 몸을 이용한 운동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걷기’를 다각도로 쓴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에서 그는 “걷기는 자신을 세계로 열어 놓은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발로 걸어가는 인간은 모든 감각기관의 모공을 활짝 열어 주는 능동적 형식의 명상으로 빠져든다”고 했다.

 둘째, 어떤 일이든지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유명한 광고 카피의 진정한 의미는 단지 세월만 보내고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숫자만 늘려 가면 안 된다. 늘어나는 숫자만큼 건강, 생각, 마음과 인간관계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하는 말은 쉽게 지나치는 말이지만, 생각에 따라 도전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나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의 다양한 일들에 흥미를 갖고 참여하자. 마음이 늙으면 몸도 건강할 수 없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따로 없다. 마음속에서 솟아나는 생각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하자. 긍정 마인드가 일상에는 큰 활력이 된다.

 셋째, 다양한 세대들과 양방향 소통을 하자. 요즘 밥자리마다 화제인 ‘꼰대’는 안하무인에 꽉 막힌 어른 정도로 풀이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한다고 치부돼 어감마저 적나라하게 나쁘다. 조직 내에서 일방적인 상명하복 문화의 주역이고, 어느 자리에서든지 나이를 내세워 남을 깔아뭉개는 뒤떨어진 모습이 더 이상 인기가 없다.

 넷째, 시니어의 경험과 지혜로 새로운 도전도 할 수 있다. 새로운 것에 둔감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상식을 뒤엎고 계속해서 현재와 소통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한다.

 커넬 샌더스가 지금의 KFC를 만들려고 나선 것은 65세 고령의 나이였다. 어린 나이부터 농장일을 하며 돈을 벌기 시작한 그는 직업군인, 철도회사, 변호사, 주유소 운영 등 수도 없이 많은 일을 했다. 그러나 여러 번의 사업 실패와 대공황을 겪고 난 후에 이 노인이 갖고 있었던 돈은 단 105달러뿐이었다.

 다들 은퇴를 해 쉬고 있을 나이에도 커넬 샌더스는 2년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스스로 개발한 치킨 제조법을 사줄 사람을 찾아다녔다. 자신이 끌고 다니는 허름한 트럭 안에서 잠을 자고 직접 만든 홍보용 치킨을 먹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 그에게 2년이란 시간이 보상을 해준 것은 무려 1천8번의 거절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점은 현재 전 세계 110개국 1만 9천개의 점포로 크게 성장했다. 경험과 지혜로 도전하자.

 다섯째, 공부하자. 잘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듯, 배움의 폭이 넓은 사람 역시 겸손하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높다. 진정 하늘의 명을 알고자 한다면 더 많이 배우고 연마할 때다. 당신에게 올해 또다시 주어진 8천760시간 속에 배움의 즐거움을 넣어보자.

 라틴 격언 중에 ‘사람들은 모든 것에 지루해하지만 배우기는 예외다’라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그 날까지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배우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서, 어떤 걸 배워야 할지 몰라서, 혹은 귀찮아서 자기계발을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미치 앤서니(Mitch Anthony)는 주체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 ‘은퇴혁명’이라는 책에서 “인생 후반부에 대한 가장 큰 공포와 불안감은 사회보장제도의 소멸이나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적을 상실하거나 의미 있는 일을 갖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액티브 시니어, 현역에서의 생활을 지향하고 일과 취미에 의욕적이면서 자기만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갖는 또 다른 아름다운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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