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0:51 (금)
올바른 김해 사랑의 길 찾자
올바른 김해 사랑의 길 찾자
  • 이유갑
  • 승인 2017.03.15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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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갑 (사)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ㆍ전 경남도의원ㆍ심리학박사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는 김해를 바라보면서 김해와 김해인(金海人), 그리고 김해의 새로운 정체성의 확립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김해는 금관가야의 도읍지이며, 인도로부터 남방불교가 도입되고 철기문화가 융성했던 오랜 역사와 고유한 문화를 지녀온 곳이다.

 가락국의 김수로 왕과 허 황후를 비롯해 지금까지 김해를 빛내온 역사적인 인물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근현대에 활약하신 인물들만 보더라도 목숨을 걸고 우리말과 글을 지켜 오신 허웅 한글학회 이사장님, 한뫼 이윤제 선생님, 김해 합성초등학교를 세우신 선각자 허발 선생님, 그네의 작곡가 금수현 선생님, 그리고 참 군인의 표상이신 김오랑 중령 등이 계신다.

 역사적 자부심과 자랑스러운 문화적 전통이 있는 고도(古都) 김해가 아주 빠른 속도로 도시화되면서 김해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 가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교육 기반이 취약하고 내세울 만한 독특한 문화가 별로 없는 무개성(無個性)의 도시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아쉽다.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전국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젊은 편에 속하는 김해에는 장유, 진영, 북부동을 포함한 신도시 지역에 신세대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래서 도시의 분위기는 활기차고 역동적이며, 새로운 유행을 쉽게 받아들이고, 옳고 그름에 대한 개개인의 가치판단이 분명하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김해 지역의 발전 잠재력은 그 어느 지역보다도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것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과 애향심이다. 김해에 살고 있는 많은 시민들의 공동체 의식이 약한 것이 현실이다. 이곳에서 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직장이 인근 창원이나 부산이어서 하루 중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지내기 때문에 정이 들지 않는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집단의 구성원들과 서로 가까이 지내는 것보다는 개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더 중요시하는 개인주의적 가치관(Individualism)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도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김해시는 인근의 창원과 달리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형성된 계획도시가 아니라 그때그때의 필요에 의해 다소 무질서하게 만들어진 신도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들의 생활권이 권역별로 서로 분리돼 있고, 시내버스와 경전철과 같은 대중교통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지역 간의 원심분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도시 지역의 주민들에게서 자주 듣게 되는 ‘장유 산다’ 혹은 ‘진영 산다’라는 말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한 도시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려면 그 구성원들인 시민들의 공동체 의식과 자부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도시에 어울리는 정체성(Identity)이 확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목표에 부합되는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하나의 김해’가 시정의 최우선적인 목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런 정신적 가치를 바탕으로 교육, 문화예술, 경제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지역적인 벽을 허물고 마음의 문을 열어서 대화하고 토론해가다 보면, 전형적인 농촌으로부터 도농복합도시를 거쳐서 점차 거대한 신도시로 발전해가고 있는 김해에 맞는 정체성이 새롭게 확립될 것이라 믿는다.

 김해에는 오랜 역사와 독특한 문화가 살아 있고, 김해를 빛내고 가꾸어 온 훌륭한 인물들이 있으며, 여러 분야에서 다른 도시와의 비교 우위에 있다. 김해라는 매력적인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신세대 부모들부터 김해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자녀들에게 김해를 좀 더 잘 알도록 해줬으면 참 좋겠다.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을 남들이 더 사랑해 주듯이, 내가 살고 있는 이 김해를 알뜰살뜰 가꾸면서 자부심을 가질 때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우리 김해를 더 인정해 줄 것이다. 지금 현재 김해에서 살고 있는 김해인(金海人)들의 김해에 대한 더 많은 애향심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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