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노래한다
아직은 시린 밤하늘 가장자리
별들이 고개를 내밀었다가
바람이 지나가면 사라지고
하나의 창이 세워진다
창밖으로 또 하나의 창이 세워지고
섬은 피곤한 육신을
창가에 별 사이에 눕힌다
우주로 날아가는 꿈을 꾸는 섬
꿈속에서 또 하나의 섬을 만난다
지친 파도를 안고 생명의 노래를 불러 주는 섬
정작 그를 위한 노래는 없지만
이끼 낀 갯바위 같은 슬픔을 두르고
그의 노래는 수평선을 달래고 잠재운다
섬은 노래한다
바람 부는 날 별들이 만들어 놓은 창가에서
우주 저편에서 기다리고 있을
또 하나의 섬을 위하여.
시인 약력
1997년 ‘심상’ 등단
동아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부산시인협회ㆍ국제펜 부산지역위원회 부회장 역임
을숙도문학회장, 김민부문학제 운영위원장.
시집: ‘라스팔마스의 푸른 태양’, ‘몰디브로 간 푸른 낙타’
평설
서정시의 본질은 자신과의 대화다. 화자의 고향은 경남 남해다. 전편에 묻어나는 의도적 의미를 실제 의미를 부여하고 인간, 사물 등을 망라해 섬의 의인화가 뜻깊게 다가오는 시다. <안태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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