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란 말에 위안을 느낀다
뭉쳐야 하는 폐지들,
그것은, 분리란 말속에 수거란 말이
어수룩 덮어쓰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백화점 포장지처럼
덮어씌우고 있기 때문이다
버려지는 쓰레기는
수거라는 말에 동정을 느낀다
폐지는 비가 오면 젖지만
비가 오지 않아도 젖는 폐지가 있다
인정 많은 최루액,
사정없는 물대포에
젖어도 마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분리되고 버려지는 폐지들처럼,
광화문에서 젖고 또 젖어
어디론가 모여서 가야 하는
구겨진 폐지가 된다
시인 약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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